생산자들하면 바로 떠오르는 그들
장황한 글 쓰기에 앞서 한 가지 질문을 하고자 한다.
이 책의 제목인 'Producers; 생산하는 삶'을 보고는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Producer란 말에 바로 유명 TV '프로듀서'가 생각날 것이다.
'생산자들'을 지칭하는 'Producer'는 방송국의 '프로듀서'보다 더 포괄적인 개념이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발음의 그것이 바로 방송국 PD를 생각나게 한다.
그런데 그러한 생각이 들었다면 어쩌면 당연하다고도 할 수 있겠고, 또 내가 의도한 부분과 일치하는 부분이 분명 있다.
나는 향후에 결국 우리 모두가 무어라도 생산하는 '생산자'가 되자는 말을 할 것이고, 단순한 생산자를 뛰어넘어 '홍익인간의 생산자'가 되자고 할 것이다. 또한 '소비자'와 '스마트한 소비자 (생산을 위한 소비)'에 대해서도 언급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 있어서 방송국 PD, 특히 최근 유명세를 타고 있는 그 사람들은 내가 지향하는 '생산자'의 모습과 닮아 있다.
그들을 예로 들어보자.
1박 2일로 시작해 꽃보다 시리즈를 만든 나영석 PD, 무한 도전으로 전 국민을 들었다 놨다 하는 김태호 PD.
그들도 처음엔 소비자였다.
어려서 TV를 보고 자라고 많은 것을 소비했을 그들이다. 실제로 김태호 PD는 인터뷰 중, 왜 PD가 되고 싶었냐는 질문에 '단순하게 혼나지 않고 TV를 많이 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답했다.
여느 사람들과 같이 그렇게 TV 콘텐츠를 '소비'했을 그들은, PD가 되기 위해 일본이나 다른 나라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히트한 TV 프로그램을 보며 '스마트한 소비'를 했을 것이다.
'스마트한 소비'는 이처럼 생산자와 소비자의 중간 과정으로, 자신이 무엇을 위해 소비하는지를 분멍히 알거나 또는 무언가를 생산하기 위한 레퍼런스로 소비하는 과정을 말한다.
그리고 조연출 시절을 거치면서 '생산'에 동참을 했다.
마침내 그들의 이름을 내걸고 '1박 2일'이나 '무한도전'이 빛을 발했을 때.
그들을 우리는 '홍익인간의 생산자'라고 칭할 수 있게 된다.
'생산'이 무언가를 일단 말 그대로 만들어냈다는 개념이라면, '홍익인간의 생산자'는 여러 사람을 두루 이롭게 하는 무언가를 생산해낸 사람을 말한다.
이 '이롭다'는 것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을 수 있다. 일단 많은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는 의미를 대전제로, 기쁨과 슬픔,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했다고 설명할 수 있겠다. 물론, 100%의 순기능이라고 말할 수는 없고 소수의 누군가에게는 역기능으로 작용할 수도 있기에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많은 사람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부분과 그들 개인적으로는 '명성과 부'를 쌓았다는 측면에서 앞서 언급한 대전제를 충족한다.
또 다른 예로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나 애플의 스티브 잡스도 무언가를 생산했고, 세계 많은 사람들의 삶의 패턴을 바꾸거나 '이롭게'하는 '큰 영향'을 끼쳤다는 점에서 그 맥락을 같이 한다.
이러한 예를 바탕으로 시작되는 앞으로의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소비'부터 시작이 될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는 소비자로서의 삶을 어떻게 생산자로, 그것도 '홍익인간의 생산자'로 거듭날 수 있는지 함께 고민하고자 한다.
당장 머릿속에 마크 저커버그나 스티브 잡스, 나영석이나 김태호 PD처럼 될 수 없다는 좌절감 가득한 생각이 앞설 수 있다. 당연한 생각이니 크게 놀라지 말고 한 걸음 한 걸음 함께 나아가 보자.
나는 무엇을 소비하고 있는지, 무엇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
나와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이롭게 할 것인지.
그것이 크든, 작든 우리 삶은 조금은 더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으로. 확신으로. 자신감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