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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Aug 17. 2022

글의 소재는 소비하는 게 아니라 생산하는 것

내 글의 소재를 찾아가는 여정은 진지하고 즐거워야 한다.

글쓰기가 어려운
진짜 이유


글쓰기는 쉬우면서도 쉽지 않다.

특별한 도구 없이 당장 쓸 수 있음에 그것은 매우 쉽다. 반면, 막상 쓰려고 하면 무엇을 써야 할지가 막막한 어려움이다. 글쓰기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마주하는 커다란 벽. 글쓰기 실력은 나중에 키운다 치고, 어떻게든 시간을 내었다고 한들 '무엇'을 써야 하는지가 관건인 것이다.


글의 소재.

그것이 글쓰기를 결심한 나를 주저하게 만드는 일등공신이다.


그렇다면 소재는 과연 나를 어떻게 힘들게 하는 것일까?

첫째, 무엇을 써야 할지 갈피를 못 잡게 한다.
둘째, 갈피를 잡았는데 한 두 개 쓰다 보니 이내 소재가 고갈된다.


오호통재라.

쓰겠다는 결심과 꾸준해야겠다는 다짐은 그렇게 온데간데없이 허공으로 사라진다.


글쓰기가 어려운 진짜 이유는 다름 아닌 '소재'로부터라는 게 입증되는 순간이다.


나를 먼저 파고들어야 한다.
그 안에 소재가 있다.


글쓰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오해는 그 소재가 특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나 자신은 평범하기 이를 데 없다고 생각한다.


이 괴리감에서 글쓰기의 다짐은 첫 번째 펀치를 맞는다.


나는 평범한데 특별한 이야기를 써야 한다?

이처럼 어렵고도 의욕을 저해하는 일이 있을까? 그래서 사람들은 소재를 내가 아닌 다른 데에서 찾으려 한다. 다른 책을 읽고 그 문장을 그대로 인용하거나, 다른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키워드로 어떻게든 써보려 한다. 글쓰기를 시작했다는 그 자체는 박수를 드려야 하나, 장담컨대 그러한 글쓰기는 오래가지 못한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그 안엔 '나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를 때는 다름 아닌 '나'를 들여다봐야 한다.

나의 평범함에서 특별함을 발견해야 하고, 평범함을 평범하지 않게 여길 줄 알아야 한다. 그 비결은 바로 자신을 파고 또 파는 것이다.


나는 이것을 '페르소나 글쓰기'로 명명한다.

나의 사회적 역할을 나열하고, 그것을 세분화하는 것. 그 안에서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볼 때 특별한 무언가를 찾아낼 수 있다. 한 마디로 나에게서 한 걸음 떨어져 나를 분열하고 분석해보는 것이다. 이 과정 자체가 바로 '메타인지'다. 내가 의식하지 못했던 것, 내가 알지 못했던 나의 일과 내 모습. 그리고 역할 등. 객관적으로 보면 보이지 않던 게 보이고, 평범한 것들이 특별함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무엇을 써야 하냐면, '나'와 '내 사회적 역할(페르소나)' 그리고 '내가 하는 일'을 써야 한다.

표면적이지 않게 그것을 세분화하여 깊이 들어가 써야 한다.


그래야 내가 평범하다고 느꼈던 것들이 그토록 내가 찾던 특별함이 된다.


글의 소재는 소비하는 게 아니라 생산하는 것


글쓰기가 멈추는 또 하나의 이유.

무엇을 쓸지는 찾았는데 쓰다 보니 금세 그 소재가 동이 나는 것이다.


이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나를 깊게 세분화하지 못했다.
둘째, 특정 경험에만 의존한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나'와 '나의 페르소나'를 제대로 세분화하지 못하면 고만고만한 소재에 머물게 된다.

나는 그저 평범한 직장인이 아니라 어떤 일(직종)을 하는, 어떤 위치(직급/ 직책)의 그리고 어떤 사람들과 어떤 갈등을 겪고 있고 내 '본업'에서 끄집어낼 나의 '업'은 무엇인지를 고민하다 보면 분명 소재는 넘쳐나게 될 것이다.


다음은 특정 경험에만 의존하는 것인데, 예를 들어 '여행'이 그렇다.

여행을 다녀오면 사진도 넘쳐나고, 먹었던 것과 했던 것들에 대해 쓸 수 있다. 그러나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더 이상 쓸 게 없다.


그렇다면 글을 쓰기 위해 또 여행을 가야 할까?

특정 경험에만 의존하면 글쓰기는 자꾸 끊긴다. 이는 '에피소드'를 쓰려고 하기 때문인데,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감정'과 '메시지'에 주목하는 것이다. 내가 깨달은 것, 내가 느낀 것 등에 대해 집중하면 여행을 가지 않아도 꼭 특별한 경험이 있지 않아도 글은 이어진다.


이것이 일상에서 소재가 끊기지 않게, 소재를 생산하며 글을 쓰는 비법이다.




글쓰기의 소재는 동전의 양면 같다.

글쓰기의 지속과 멈춤이 소재로부터 온다. 그러나 소재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글이 써지는 건 아니다. 


이럴 땐 제목이라도 모아 놓으면 된다.

그러면 언젠가 나는 그 제목을 글로 승화하고 표현하게 될 것이다. 당장 글이 안되더라도 제목이라도 모아 놓는다면, 나는 소재를 찾아 깊게 고민하고 있다는 방증이 된다.


글쓰기가 멈추는 일이 없도록.

더욱더 나 자신을 깊이 알아갈 수 있도록.


내 글의 소재를 찾아가는 여정은 진지하고 즐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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