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과 존재

스테르담은 자신에게 이렇게 말했다.

by 스테르담

낮잠에 버금가는 달콤함은 없다.

길이에 구애받지 않는 그 달콤함은 시간을 능가한다.


잠을 자다 보면 내 존재마저 잊는다.

깨어나서야 내가 잠들었다는 걸 깨닫는다.


잠들어 나를 잊고.

영원히 눈을 뜨지 않는다면.


그것은 과연 우리가 그렇게나 두려워하는 죽음인 것일까.

죽음은 잠과 무엇이 다른가.


육체가 썩어 없어질 때까지도 일어나지 못한다면.

그것은 죽음인가 아니면 하나의 긴 잠인가.


자는 동안 우리 존재는 소멸한다.

다시 눈을 떴을 때, 다른 어떤 존재가 되어 있어도 할 말이 없다.


자고 일어나 벌레가 된 자신을 발견한 그레고르 잠자의 기분이 이러했을까.

자신의 존재를 잠시라도 잊은 자에게, 눈을 떠 무엇이 되었는가에 대한 항의는 무의미하다.


결국, 죽음은 존재를 잊는 것이다.

잠을 자며 우리는 그것을 경험한다. 다만 다른 건, 다시 일어났을 때 내가 나인 것을 인식하는 것일 뿐. 자기 전의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고, 일어났을 때의 자신만 기억한다면 그것은 윤회와 다를 바 없다.


달콤함은 대개 저 스스로를 잊게 한다.

유혹을 논할 때, 우리는 그 맛을 달콤함이라 명하지 않는가.


삶이 달콤할 때, 우리는 스스로를 주의해야 한다.


달콤함에 빠져 그것에 길들여지면 나라는 존재를 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육체가 사라질 때까지 잠에서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잠과 죽음을 구분하지 못할 지경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긴 잠을 향해 달려가며, 잠깐의 죽음을 반복하고 있는.


참으로 요상한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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