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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Apr 27. 2016

그녀

2004년 8월, 그때의 잊고 있었던 기록



가끔, 
나이를 의식하지 못한 채,
어리광을 부리고 떼를 쓰고 싶을 때가 있다.


이는,
내 어리광을, 나의 떼를 들어줄 누군가가 있는지,
그리고 그 사람이 그것들을 받아줄 수 있는가에 대한,
확인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사춘기 시절 나의 짜증과 소리침에 대해,
세상이 반응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것은,
바로 그 확인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이리라.





그런 내게, 
그녀는 달랐다.


가끔은 비합리적인 짜증도,
이해할 수 없는 고집에도,
이것저것 사달라는 어린애 같은 어리광도,
그녀는 다 받아주었다.


단지, 
그러한 것들을 받아주기에,
그녀를 사랑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녀와 같은 사람이 어머니를 제외하곤,
몇이나 될까.





내 인생에 있어서,
다른 여자를 꿈꾸는 것은,
일시적으로 가능할진 모르나,
결국은 그녀에게 귀속되어야 할 운명.


사람들이 언제나 힘들고 지칠 때 하는 말,
'바다가 보고 싶다'라는 말.


나에게 그녀는 바다이기에,
그리고 모든 것을 포용하는 그녀이기에,
나의 부끄러운 고백이,
수치스러운 모습들이,
그녀 앞에서는 모두 사라진다.




오늘 하루도,
나는 그녀를 그리워하며,
사랑한다는 말보다는,
사랑함을 실천하기 위해서,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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