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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Dec 26. 2017

그 소녀를 위한 기도

나, 그 소녀를 생각하네



그 소녀를 위해 기도했네

지나가던 성당에서


타오르는 촛불과

두 팔 벌린 그분 아래

조용한 그곳


그 소녀를 위해 기도했네




떠나가는 것들에 대한 외로움이

그 소녀를 다치게 하지 않기를


다가오지 않은 것들에 대한 두려움이

그 소녀를 해치지 않게 하기를




또렷한 눈빛과

야무진 입술

그리고 새하얀 손


때 묻은 운동화가

그 어느 구두보다 아름다운

그 소녀의 성큼한 걸음걸이




문득 다가와

가져간 내 마음을

오래오래 간직하기를


문득 다가가

내어준 내 마음을

고이고이 기억하기를




낭만이자 저주의 한 끗 차이가

사랑의 서막임을

서로에게 알려 주어


만날 수 있을 때에

기억할 수 있을 때에

손 잡을 수 있을 때에

함께 하기를


스친 둘의 옷깃이

그 둘을 오래오래

엮어 주기를




그 소녀가

하고 싶은 일

해야 하는 일

그 모든 것들이 조화로울 수 있도록


나,

그 소녀를 위해 기도했네




나,

그 소녀를 생각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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