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공기와 같아서

지금도 우리는 행복을 들이마시고 있다.

by 스테르담
자네 표정이 왜 그러한가?


마음속 노인이 한 발 한 발 걸어 나오며 물었다.


행복이 뭔지 모르겠습니다. 아니,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그래서 슬픕니다. 어찌해야 할지를 모르겠습니다.


자네 행복하고 싶은가?


네, 물론이죠. 그걸 원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요?


노인은 잠시 하늘을 올려다봤다.

쏟아지는 햇살에 눈이 부신지 눈을 감았다. 감은 두 눈 주위엔 깊은 주름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게 말일세. 행복이란 무엇일까. 좋은 질문이네. 다들 알 것 같으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 가졌다 싶으면 사라지는 것. 이것을 그 누가 정의할 수 있겠나. 또 누가 항상 그것을 가지고 있을 수 있겠나. 그러나 분명한 건 말일세. 내내 가질 수 없고, 평생 느낄 수 있진 않지만 그 순간과 기회를 늘릴 수는 있다네.


노인은 시선을 하늘에서 청년에게로 옮기며 말을 이어갔다.


행복은 공기와 같아. 그게 내 결론일세. 그렇게 생각하면 좀 더 많이. 그리고 자주 행복해질 수 있네.


아, 그러니까 이미 있는 것에 감사해하라... 의식해라... 뭐 이런 건가요?


잘 알고 있구먼 그래. 근데 거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보세. 자네 운동을 해본 적 있나? 예를 들면 걷기나 달리기 뭐 이런 거 말일세.


당연히 있죠.


청년은 뚱한 표정으로 노인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그때 기분이 어땠나?


뭐, 하기까지는 귀찮았지만, 막상 달리니 좋더라고요. 숨을 가파르게 쉬면서 산소를 많이 들이마신다고 생각하니 몸도 건강해지는 것 같았고요. 사실, 저는 유산소 운동을 좋아하긴 합니다.


그렇지. 바로 그거네. 운동을 하는 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의 차이. 그 상쾌함. 그 기분 좋음. 운동이 몸에 좋다는 걸, 운동을 하면 기분이 좋다는 걸 우리는 알지만 왜 실천을 하지 못할까? 그리고 공기는 제약이 없다네. 누구라도 마실 수 있지. 그러니까, 한 번이라도 더 숨을 쉬는 사람이 이 공기를 더 누릴 수 있는 거라네. 게다가 더 많은 공기는 더 많은 산소를 제공해주고, 더 많은 산소는 더 좋은 건강을 가져다 주기도 하지.


청년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뻔한 이야기라 생각했는데, 왠지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는 걸 스스로 알아차렸다.


노인이 말을 이어갔다.


이미 주어진 걸, 누리지 못하는 건. 바로 자네일세. 또 하나. 행복은 공기와 같아서 손으로 쥘 수 없네. 그러니까 가지려 하면 할수록.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할수록. 행복은 공허한 무엇이 되네. 행복은 가지는 것이 아니라 느껴야 하는 것일세. 느끼는 것이 우선일세. 공기를 행복이라 생각하게나. 숨을 쉴수록 자네는 행복을 느낄 수 있네. 숨 쉬는 것 자체가 행복일 수 있어.


청년은 눈을 감고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 공기의 존재를 알지도 못한 채 살아온 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갑자기 당장 일어나 걷고,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감사합니다. 저 지금 당장 좀 걷고, 뛰고 싶은데요.


허허, 그러게나. 당장 그러하면 되지. 뭘 망설이나. 어서 걷게. 어서 뛰게.


청년은 그 길로, 노인에게 인사를 건네고 저 멀리 다른 곳으로 뛰어 나갔다.


청년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그의 몸짓엔 흥겨움과 상쾌함이 가득 묻어 있었다.


청년은 내달리며 산소를 마음껏 들이마셨다.

이전엔 느끼지 못했던 행복이 코와 폐로 몰려들었다. 아니, 청년은 행복을 빨아들이고 있었다.


행복은 공기와 같다.

이미 주변에 가득하다. 가지려 말고, 느끼려 하면 얼마든지 그러할 수 있다.


지금도 우리는 행복을 들이마시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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