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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Mar 27. 2023

'냉장고'로 글 제목 짓는 법

각자의 삶은 다르므로. 글쓰기는 삶쓰기 이므로.

글쓰기 일타 강사 스테르담입니다.

지난주엔 팀라이트 인사이트 나이트에서 '제목 카피라이팅'과 '제목 아카이빙' 강의를 했습니다.


해당 강의는 참여형으로 진행되어, 제목 짓는 법에 대해 알려드린 뒤 가자 작가님들이 제시어로 쓰고 싶은 글과 그에 대한 제목을 나누었습니다.


하나의 단어를 통해서도 정말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각자의 삶은 다르므로 생각지도 못했던 생각들이 쏟아졌습니다. '글쓰기는 삶쓰기'라는 명제가 증명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요즘 인공지능이 유행이죠.

그래서 우선 인공지능에 먼저 물어봤습니다. 냉장고로 글을 쓸 건데, 제목 몇 개를 추천해 달라고 말이죠. 챗GPT와 노션 AI에게 물어봤습니다.

<챗GPT가 추천한 제목>
1. 냉장고는 일상의 편의와 변화를 가져온다
2. 냉장고 속에 담긴 우리의 문화와 가치관
3. 냉장고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
4. 냉장고의 뒷 이야기: 환경문제와 지속가능한 선택
5. 냉장고 문화의 변화: 식습관과 소비 패턴의 변화

<노션 AI가 추천한 제목>
1. 냉장고와 나의 일상
2. 냉장고를 열면서 생각나는 이야기들
3. 냉장고 안의 작은 세계
4. 나만의 냉장고 관리 비법
5. 냉장고 속 이야기: 음식의 역사와 문화

 제목을 보고 느낀 바는 아직 사람만큼의 '삶'에 대한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부족하여, 무언가 제목이 딱딱한 내용으로 추천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다만 노션 AI가 좀 더 '감성'의 색을 가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팀라이트 인사이트 나이트에서 함께 나눈 일타 강의 내용을 나누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제목 짓는 법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그날의 제시어는 '냉장고'였습니다.

일상과 함께 하는 소중한 사물이지만 우리는 그 존재와 중요성을 쉽게 인지하지 못하죠. 글쓰기의 묘미는 여기에 있습니다. 평소에 생각해보지 않던 것, 당연하게 여기던 것을 다시금 돌아보게 되는 그 순간이 바로 일상을 특별하게 해주는 글쓰기의 선물입니다.


'냉장고'라는 단어가 제시되면 많은 분의 머리와 마음이 활성화됩니다.

그에 대한 경험, 추억, 생각 등. 그 일어나는 마음의 물결이 바로 글의 소재가 되는 겁니다. 그 소재에 따라 제목이 결정되는 것이고요.


제가 생각하는 각 항목별 제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정보 전달형


냉장고로 마음 전하는 법

냉장고 미니멀리즘으로 관리하는 법


내가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전달하고자 할 때 짓는 제목입니다.

정보 전달을 위주로 글을 써 내려가되, 나만의 비법을 구조화하는 게 중요합니다. (ex. 첫째, 둘째....)


2. 궁금증 유발형


냉장고는 왜 뒤로 기울어져 있을까?

유럽 사람들의 냉장고는 왜 작을까?


궁금증에 글을 선택하고 읽게 만드는 제목입니다.

중요한 건, 내가 정말 궁금해한 것과 다른 사람들이 궁금해할 만한 것의 균형을 잘 맞추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다른 사람이 궁금해하지 않아도 내가 궁금하다면 응당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나만의 콘텐츠가 될 것이고,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불러일으켜 줄 테니까요.


3. 질문형


냉장고를 보면 왜 마음이 짠할까?

냉장고는 차가움만을 가지고 있을까?


물음표를 활용하는 제목이지만, 앞서 이야기한 궁금증 유발형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질문형 제목은 스스로 의문을 가져야 합니다. 또는 사람들이 궁금해할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사색'이 많이 필요한 제목입니다. 써 나가면서 얻는 지식과 지혜가 쏠쏠합니다.


4. 정의형


냉장고는 사랑이다.

냉장고는 우직함이다.


무언가를 정의하려면, 나만의 철학이 필요합니다.

세상은 정의하는 자의 것이라는 생각마저 듭니다. 그만큼 깊게 들여다보고 나만의 생각을 가꾸어 나간다는 이야기겠죠. 정의를 했다면 그에 대한 이유를 열거해야 합니다. 그것을 풀어가며 얻는 통찰은 글쓰기의 선물입니다. 독자의 고개도 끄덕이게 해야 하니, 필력도 많이 늘게 되겠죠.


5. 역설형


따뜻한 냉장고

차가워지려면 따뜻할 줄 알고, 따뜻하려면 차가울 줄 알아야 한다.


역설은 삶의 활력소입니다.

인과 관계를 뒤집어보거나, 상반되는 개념을 붙여 놓아 보면 보이지 않던 게 보입니다. 예를 들어, '따뜻한 냉장고'는 가족의 사랑을 나타내는 글로 표현해 보면 좋겠죠. 냉장고는 원래 차가운 것인데, '따뜻함'이란 상반된 개념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다 보면 많은 분께서 고개와 마음을 끄덕이실 겁니다.


6. 의인화 형


20년 넘은 냉장고와의 이별

냉장고처럼 차갑고 묵묵한 사람이 되고 싶다.


숨이 없는 사물에 감정을 이입하면 정말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게 됩니다.

당연히 그 자리에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냉장고가, 어느 날 고장이 나서 바꿔야 한다면? 왠지 모르게 10년 이상을 함께한 냉장고의 뒷모습이 처량해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저 철판으로 이루어진 가전에 온기가 서리는 그 순간은, 작가로서의 영감이 떠오르는 그 순간과 상통합니다.


7. 패러디 형


이제부터 모든 날이 신선할 거야.

(냉장고) 이 안에 너 있다.


요즘 유행하는 말이나, 영화 또는 드라마의 제목을 패러디해 보는 거죠.

아이디어가 활성화되며, 뇌가 말랑말랑 해지는 느낌과 경쾌하고 재밌게 글을 이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실 수 있게 될 겁니다.




자, 어떠셨나요.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서도 제시어에 해당하는 경험을 떠올리며 글의 제목이라도 먼저 지어 보는 게 어떨까요. 잘 지은 제목은 언젠간 글이 될 테니까요.


인공지능은 우리의 삶과 경험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똑똑함은 데이터로부터 올 수 있겠지만, 삶에 대한 통찰은 데이터 이상의 것에서 온다고 저는 믿습니다.


제목 안에, 작가님들의 삶이 녹아 있을 겁니다.

제목을 지으며, 글을 쓰며 작가님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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