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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Jun 19. 2016

나보다 그릇이 작은 사람과의 만남

그릇의 크기보다 중요한건 무엇을 담을지에 대한 고민

그릇1[-륻]
1. 물건이나 음식을 담는 도구를 통틀어 이르는 말
2. 일을 해 나갈 만한 도량이나 능력
3. 수 관형사 뒤에서 의존적 용법으로 쓰여, ‘그릇①’에 담아 그 분량을 세는 단위를 나타내는 말

- 어학사전 -


저마다 각자의 그릇이 있다.


여기, '그릇'이라는 말이 있어 그 말이 곧이 곧대로 물건이나 음식을 담는 것 이상의 의미를 말할 때는 사람의 도량이나 능력을 말한다. 그렇게 우리는 누구나 각자의 그릇이 있다. 그것의 크기를 논하기에는 내 그릇은 한 없이 작고 초라하다. 어쩌면 그릇이 되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접시의 모양 정도 되어서 내용물이 제대로 안 담길 수도 있고, 어쩌면 아직 그런 형조차 되지 못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마다의 그릇을 가지고 있다는 전제하에, 각각의 그릇 크기의 차이는 있게 마련이다.


그 크기는 저마다 다르다.


저마다의 지문이 다르듯, 저마다의 사람들은 저마다 다르다. 모양새는 물론이고 성격과 살아가는 방식, 고집 그리고 아집과 깜냥은 절대 같을 수가 없다. 그러니 그 그릇의 크기 또한 같을 수가 없다. 나의 그릇의 크기는 절대적으로 도량할 수 없지만 내 것의 크기는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그릇이 작은지 큰지. 또는 저 사람의 그릇이 큰지 작은지.


그릇이 큰 사람과의 대화는 즐겁다. 또 때론 나 자신이 초라해지기도 하며 긍정적인 자극을 받기도 한다. 질투가 날 때도 있다. 저 사람의 큰 그릇 속에 포용될 때 말이다. 같이 밥 먹고 같이 싸고 같이 살아왔는데 그릇이 큰 사람과 나와의 사이엔 머나먼 다른 세상이 있는 듯하다. 의문의 1 패라고나 할까. 그래도 좋다. 그릇이 큰 사람과의 대화는 기대가 되고 또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생에서의 배움은 힘겨울 때 더 크게 다가오는 법이다. 어쩌면 진정한 배움과 교훈은 나보다 그릇이 작은 사람과의 대화에서 올는지 모른다. 아니 분명 그럴 것이다


나보다 그릇이 작은 사람과의 대화 그리고 배움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가장 힘든 때가 말이 안 통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다. 거기에 그 사람의 그릇이 나보다 작기라도 한다면 더욱더 큰일이다. 여기에서 하나 더. 그 말이 안 통하고 그릇이 작은 사람이 윗사람이나 아랫사람이라면 이건 정말 위기라고 봐야 한다. 친구나 동기가 그렇다면 안 보면 그만이고, 또는 그저 웃어 재끼면 될 일이기 때문이다.


나는 최근에 윗사람과 업무상 큰 마찰이 있었다. 직장 내 지위를 봤을 때 그 사람은 나보다 그릇이 커야 하는 사람이다. 물론 항상 윗사람이 크고 아랫사람이 작아야 한다는 말은 아니지만, 사업의 향방을 결정하는 Top managemnet의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면 공과 사는 구분하고 사업적인 방향과 개인의 감정은 구분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하는 말이다.


마찰이 있은 후, 그 사람이 꺼내 든 카드는 바로 '개인적 복수'였다.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나를 '괴롭힐' 수 있는 방법으로 개인적 압박을 가했다. 개인적으로는 어떠한 복수라도 받을 수 있지만, 나의 업무와 나의 사업에 대해 터치하는 것은 용납할 수가 없었다. 아랫사람으로서 따라야 할 부분은 따랐지만 난 그때 그 사람의 '그릇'을 보았다. 그러고 나서는 그 사람이 참으로 안쓰러워 보였다. 그릇의 크기를 떠나 아랫사람에게 얼마나 분함을 느꼈으면 저럴까.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이리 치사한 방법을 동원하면서까지 자신의 분을 풀고 싶었을까. 공통의 목표를 뒤로하고 개인적 아집과 분함을 푸는데 자신의 역량을 다하는 모습이란. 그냥 이해하기로 했다. 그저 내 그릇을 좀 더 키워야지...라는 생각으로 버텼다. 그리고 인내했다.


각자의 그릇 크기 그리고 우리 자신


사회생활을 하면서 위와 같은 일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윗사람뿐만 아니라 아랫사람과의 마찰이나 갈등 속에서도 그릇의 크기에 대한 상념은 언제나 만감을 교차하게 한다. 재미있는 것은 '나의 그릇'과 '나 자신'과의 마찰 또한 인생에 있어 꽤 비중이 큰 '힘든 싸움'이기도 하다.


나의 그릇 그리고 나와의 싸움

내가 바라는 나의 그릇 크기와 실제 나의 그것의 크기가 불일치할 때 우린 참 힘들다. 문제는 우리는 스스로의 그릇을 가늠할 재주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주로 지나고 나서 깨닫는 부분이 많다. 또는 다른 사람과의 마찰과 갈등에서 대차게 당하고 작은 그릇을 발견하기도 한다.


왜 나에겐 큰 일을 주지 않고 나의 능력을 알아주지 않을까 불평불만으로 가득 찼던 5년 전을 돌아보면서 비로소 나의 그릇 크기를 가늠한 적이 있다. 얼굴이 화끈할 정도로 과거의 그것이 부끄러웠다. 내가 윗사람이었어도 그랬을 거란 생각이 자연스럽게 떠오를 정도로.


윗사람의 그릇 크기와 나

윗사람의 그릇 크기가 우리보다 크기를 바라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지 모른다. 그러지 않은 경우가 많은 경우가 많아 유감인 요즈음이지만, 반대로 나 자신을 반성해보면 나의 아랫사람들에게 또한 그와 다르지 않을까 두렵다. 문제는 윗사람의 그릇 크기가 개인적으로 작다고 하더라도, 상사라면 그 사람은 그 그릇의 크기를 늘려야 한다. 그래야 아랫사람을 보듬을 수 있고 두 발을 곧게 땅에 대고 하늘의 view로 의사 결정할 수 있다. 즉, 개인적인 그릇은 작았더라도 올라갈수록 그릇의 크기를 늘려야 성과를 낼 수 있고 많은 사람들을 올바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선 안된다. 절대. 나 또한 마찬가지다.


아랫사람의 그릇 크기와 나

아랫사람 또한 나보다 그릇이 작으리란 법이 없다. 이러한 때는 쿨하게 인정하는 것도 내 그릇을 늘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다만, 그릇이 작은 아랫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잘 포용할지 고민해야 한다. 섣불리 강제로 그릇의 크기를 늘리려 한다면 어쩌면 그 아랫사람은 내 그릇의 크기를 의심할지 모른다. 그리고는 따르지 않게 될 가능성이 크다. 아랫사람의 그릇 크기를 탓하거나 공격하지 말고, 내 그릇의 그것으로 포용하는 법을 고민해야 한다. 믿고 기다려 주는 것이 필요하다. 스스로 방향을 설정하고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나의 그릇을 키우는데 힘쓰자!
그리고 거기에 무엇을 담을지를!!


재미있는 것은 우리 각자, 저마다의 그릇 크기는 궁지에 몰렸을 때 나오기 일쑤다.

나 자신은 물론이거니와 상사, 그리고 부하 사원도 마찬가지. 본능적인 자기 방어는 우리 속내를 드러내기 마련이고 이러한 때 우리는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건 우리 자신도 마찬가지다. 남의 그릇 크기를 욕하던 자신도 궁지에 몰리면 욕하던 그 사람의 그것과 다름 아니게 행동하고 반응함을 볼 땐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이 극을 달하게 된다.


그릇을 키우는데 힘써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키워야 한다. 우리의 그릇을. 그 크기를. 그 모양새를. 이는 바로 나 자신을 위한 것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그 그릇에 무엇을 담을까에 대한 고민과 실행.

그릇이 크더라도 우린 무엇을 담을지에 대한 고민이 더 커야 한다. 그릇이 크더라도 이상한 것들로만 가득 찼다면 이는 그릇의 크기가 오히려 더 재앙이 될 수도 있다. 서두르지는 말자. 태어날 때부터 예술적인 그릇으로 태어날 수도 없고, 또 크기나 그 안에 담긴 것들이 진귀한 보물일 수 없다. 도자기공이 그릇 이전의 모양에서 마음에 드는 그릇을 만들기까지의 과정과 노력이 있는 것처럼, 우리 또한 다름 아니다.


아직 그릇의 모양 자체가 형성 안되어 있을 수도 있고, 누군가와 부딪쳐 모가 나가기도 하고 깨지기도 하고. 다시 만들어가며 내용물이 때론 넘쳐흐르거나 모자라 간절할 때. 그것에 어울리는 내용물, 또는 담아서는 안될 것들을 담아가면서 깨달아 나아갈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의 그것들을 보며 탓하거나 부러워만 말고 나의 그릇 크기를 가늠하고 반성해보자. 다른 사람의 그릇 크기를 슈퍼스터 오디션의 심사위원처럼 '제 점수는요'라고 판단하지 말자는 것이다. 내 것을 그와 비교해보면 분명히 배움이 있을 것이다.


즉, 나의 그릇을 키우는데 힘쓰자는 것. 그리고 거기에 무엇을 담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자는 것이다.

물론, 글을 쓰고 있는 내 그릇의 크기와 내용물에 힘써야 하는 것이 최우선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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