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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Aug 16. 2023

글쓰기라는 초심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말로 다하지 못할 것들로 채워지겠지만, 그중 하나를 꺼내어 이야기해야 한다면 나는 '초심'이란 단어로 입술을 뗄 것이다.


사람은 현실이 긍정적이지 않을 때 초심을 떠올린다.

무언가 생각한 방향과 각도에서 비껴가고 있음을 직감했기에, 우리는 결국 초심이란 잣대를 떠올린다. 사실, 초심이란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무언가 잘못되었을 때 또는 내가 원하지 않는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느낄 때 초심이란 실체는 스멀스멀 올라온다.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듯, 초심의 순간엔 초심의 정도를 모른다. 지나고 나서야 그 실체가 더욱더 명확해지는 초심만큼이나 아이러니한 건 없다.


글을 쓰는 모든 순간은 나에게 있어 초심이란 생각이 드는 이유다.

나는 왜 쓰기 시작했는가. 왜 쓰고 있는가. 그리고 왜 계속 써야 하는가. 일상이라는 속도와 중력에 못 이겨 스스로에게 질문조차 하기 싫은 날, 나는 쓰기를 자처하고 무언가를 써야지 하는 조금은 불편하고 무거운 마음이 결국 나에게 이것저것을 묻는다. 스스로에게 물었으니 무어라도 대답해야 할 수밖에. 그러게, 나는 왜 쓰기 시작했고 앞으로도 써야 하는가.


초심은 돌아봐야 한다.

돌아본다는 건 저 뒤에 있다는 이야기다. 뒤를 보려면 잠시 멈춰야 한다. 잠시 멈춘다는 건 잠시 쉰다는 것과 같다. 마음의 고개를 살짝 뒤로 젖히지도 못할 만큼 나는 무엇을 그렇게 바쁘게 살아가는 걸까. 고개를 돌리고,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그리 어렵지 않은 것들이 그리 쉽지 않은 시대다. 


글을 쓴다는 건 마음과 생각을 곱씹는 것이다.

달려가며 글을 쓸 순 없다. 잠시 멈춰야 한다. 마음도. 생각도.


글을 쓸 때마다 나는 초심을 떠올린다.

초심을 떠올리며 글을 쓴다.


한 번에 삶의 패턴을 바꾸려면 많은 부작용이 일어난다.

글쓰기를 통해, 차곡차곡 삶의 방향과 각도를 점검하고 바꿔 나가야 한다.


초심은 그것으로부터 멀어질 때 더 분명해진다.

이 분명함을 놓쳐선 안된다. 기록하고 사색하고 남겨놔야 한다. 그리하지 않으면 초심은 사라질 것이고, 다시 초심을 잡아야 하지만 그럴 시간과 여유는 우리에게 없다.


글쓰기의 모든 순간은 초심을 돌아보는 좋은 기회다.

자아 속에 초심이 있고, 초심 속에 자아가 있음을 더 잘 알아채기 위해선 써야 한다.


글쓰기라는 초심.

중요한 것을 잊지 않을 수 있는, '나'라는 자아의 최소한의 긍정적인 발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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