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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Sep 03. 2023

성인 발달 단계와 글쓰기의 상관관계

누군가가 이런 말을 했다.


사람은 말이야.
에너지가 아래에서 위로 올라와. 어렸을 때 에너지는 다리에 몰려 있지. 그래서 걸음마를 하고 엄청 뛰어다니잖아. 그러다 그 에너지가 우리 몸의 소중한 곳, 중심으로 이어져. 성적인 에너지가 폭발하는 때지. 그러다 나이가 들면 이번엔 에너지가 입으로 올라와. 그래서 말이 많아져. 남자든 여자든 말이야.
그러니, 나이 들면 말을 줄여야 해. 말을.


심리학을 전공했지만, 나는 이보다 더 명쾌한 '성인 발달 단계'를 어디에서도 보지 못했다.

지난날을 돌이켜 보니 정말 그랬다. 어릴 적엔 솟아오르는 에너지를 발산할 데가 없어서 공을 차고, 여기저기를 돌아다녔고, 사춘기 즈음해선 모든 것들이 성(性)과 연계되어 보이기 시작했다. 나이가 드니 그 에너지는 마음으로 와 다 큰 어른이 때론 울컥하기도 했고, 어느샌가 정말 입엔 모터가 달린 듯 무언가를 말하고 다니기 시작했다.


말을 줄여야 한다.

다행히 요즘은 에너지가 머리로 왔다는 느낌이다.


글을 쓰고 난 이후다.


입에 몰려 있던 에너지가 머리로 분산되었거나, 아니면 에너지가 승강기를 타고 입에서 머리로 옮겨졌다고 봐야 할 수도 있겠다.


어찌 되었건, 긍정적인 변화다.

에너지가 머리에 몰리니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하지 않던 질문을 던진다. 질문을 던지면 뇌는 답을 찾으려 노력한다. 온몸과 마음으로 신호를 보낸다. 어서 그 답을 찾으라고. 답을 찾지 못하면 질문을 바꿔보라고. 그 선순환 속에 나는 사색하고 결국 그 사색은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이 된다.


말을 줄고.

글은 는다.


글이 늘어나니 좋은 점이 참 많다.

나에 대해서 좀 더 잘 알게 되는 것 같고, 늘어나는 글은 내 콘텐츠가 된다. 내 콘텐츠는 자산과 브랜드로 거듭나고 불어난다.


몸이 다 자라고 나서도 우리는 성장에 매달린다.

어른이 되어서도 더 커야 한다는 이 강박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에너지의 흐름을 보면 알 수 있다. 지금 에너지는 이미 아래를 훑고 위로 올라와 있으니까. 그러니까 더 나아가야 할 무언가를 찾고 있겠지.


고로, 글쓰기는 성장과 관련되어 있다.

다 큰 어른을 좀 더 나아가게 해주는 힘.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


성인 발달 단계와 글의 상관관계는 묘하고도 절실한 심신상관관계와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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