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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Oct 18. 2023

누군가를 응원할 자격이 나에게 있을까

댓글에 답을 달 때, 나는 무의식적으로 '응원'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반사적이고 자동화된 그 말엔 물론 진심이 가득하다. 취중진담과 같이, 무의식적은 반응은 오랜 기간 동안 마음속에 담고 있는 진솔한 반응을 나타내는 것이니까.


그러나 한편으론 남발되는 듯한 그 단어에, 그 단어를 사용할 자격이 있는가를 스스로 묻는다.

누군가를 응원할 자격을 나는 가지고 있을까? 응원할 자격이란 과연 무엇일까? 누군가를 응원하는 만큼 나 자신을 응원하고 있을까? 응원이 필요한 건 타인일까 자신일까? 응원의 효과는 있는가? 응원의 부작용은 없는가?


끊임없이 떠오르는 질문들이 대답할 새를 주지 않는다.


응원은 누군가를 북돋우고 격려하는 것을 말한다.

자극을 주어 일어나게 하는 것, 용기나 힘을 성원하며 전해주는 것. 나는 주로 타인의 글쓰기를 응원한다. 내가 해줄 수 있는 응원, 진심에서 우러나와 전할 수 있는 격려는 글쓰기와 관련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왜일까? 글쓰기 앞의 막막함을 잘 알아서, 꾸준히 쓰는 것이 얼마나 자신을 위해 소중한 일인지를 앎과 동시에 그것이 얼마만큼 말처럼 쉽지 않은지를 알기 때문이다.


겪어보지 않거나, 상대의 어려움을 헤아리지 못하며 건네는 응원 속엔 진심이 없다.

잘 되라는 바람은 섞여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무엇을 짐작하던 그 이하일 것이다. 당 떨어진 사람에게 사탕 하나를 건네는 일회성 도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이다. 내가 전하는 진심과 응원은 앞으로도 이어질 글쓰기에 대한 것이다.


서서히 질문에 대한 답이 되어간다.

응원할 자격은 겪어본 것으로부터 채워진다. 글쓰기를 쉬지 않음으로써, 나는 나 자신을 응원하고 더불어 타인을 위한 응원의 힘을 차곡차곡 쌓아간다. 꾸준하지 못한 나도 써내는 작은 실천 하나가, 이미 많은 분께 글쓰기를 시작해야겠다는 당위성과 그래도 된다는 용기를 전하고 있다. 응원이 필요한 건 자신과 타인 모두 다. 타인의 응원 속에 자신을 위한 응원이 서려있고, 스스로를 응원하며 써내는 글엔 타인을 위한 진솔한 응원이 가득하다. 응원의 효과는 글쓰기로 이어진다. 부작용이 있다면, 쓰지 않던 글을 쓰게 되면서 얻게 되는 생산적인 스트레스정도랄까.


누군가를 응원할 자격이 내게 있는 걸까란 의문과 의심, 그리고 회의가 들 때.

나는 그저 쓴다. 질문에 대한 서사를 늘어놓으면 놓을수록, 늘어놓은 생각과 문장들 속에서 선명한 답들을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즉시 답을 얻으려는 조급함과, 당장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분노는 차분히 써 내려가는 단어들 속에 무력화된다. 그저 쓰는 이유, 앞으로도 써야 하는 이유다.


응원을 멈추지 않으려 한다.

그것은 쓰기를 멈추지 않겠다는 다짐과 같다.


또한, 어느 누구 한 분이라도 글쓰기를 시작할 수 있게 정성을 다하겠다는 스스로와 타인에게 건네는 약속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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