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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Nov 28. 2023

도파민 다이어트는 글쓰기로

도파민 과잉시대


도파민은 중추신경계에 존재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아드레날린과 노르아드레날린의 전구체로 알려져 있다. '전구체'는 화학반응에 참여하는 물질을 말한다. 도파민은 인지, 운동, 행복, 의욕, 흥미 등 긍정적인 감정에 관여한다. 보상회로뿐만 아니라 성취감, 쾌락 같은 감정에 영향을 주며 두뇌활동, 업무 속도 향상등을 통해 살아갈 의욕과 흥미를 느끼게 하는데, '기분 좋다'란 말이 나오는 건 도파민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언제나 '과유불급(過猶不及)'.

정도가 지나침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 삶엔 굴곡이 있어야 하고, 기쁨과 슬픔이 공존해야 숨을 쉴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지나친 것보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고 본다. 바로 '인위적 도파민 분출'이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마약이 대표적인 예다. 우울한 기분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몸과 마음, 나아가 영혼까지 망가지는 약에 손을 댄다는 게 우리와 이 사회가 얼마나 깊은 도파민 중독에 빠져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보통 사람은 약과 관계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정도의 차이이지 돈을 주고, 시간을 투자하여 도파민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려 하는 그 과정은 다르다고 말할 수가 없다.


마음만 먹으면, 아니 정신줄 놓고 있다 보면 나도 모르게 도파민이 과하게 분출되는 시대다.


도파민 과잉의 가장 큰 문제는?


혈당이 떨어지면 급하게 단 것을 찾는 것처럼.

도파민이 부족하면 우울, 수면장애는 물론 삶의 의욕을 잃고 만다. 그러할수록 찾게 되는 더 큰 자극은 도파민의 과잉을 불러온다. 더 큰 자극은 이전의 자극을 무력하게 만들고, 만성화되어 가는 과정에서 삶에 대한 의미와 소중함은 온데간데 없어진다. 쾌락, 자극적인 것들만 찾다 보면 도파민체계가 망가지게 되는 것인데 다시 돌아가려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다. 의지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어쩌면 쉬워 보일지 모르지만 이 시대가 어디 그러한가. 의지만큼 나약하게 흔들리는 게 없을 정도로, 이 시대는 온갖 자극들로 가득 차 있다.


마약에 손을 댄 사람들을 보자.

그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일까? 잠시잠깐 약의 힘을 빌려 도파민 가득한 가상 세계로 여행을 다녀오는 사이, 그들의 건강은 나락으로 떨어진다. 몸뿐만이 아니라, 정신과 마음. 그리고 영혼까지 탈탈 털린다. 이러한 사람들이 일상으로 돌아오려면 얼마나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잘 알 것이다. 가장 무서운 건, '자아'를 잃어 간다는 것이다. 


약에 손댄 사람들을 바라보며 혀를 끌끌 찰 일이 아니다.

우리의 자아를 보자. 나는 내 자아를 얼마나 돌아보고 있는가.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 자아가 원하는 진정한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가. 약에 손을 안 댈 뿐이지, 우리는 짧은 동영상과 시각적으로 자극을 주는 온갖 것에 노출이 되어 있다. 의지가 흔들리는 이유이며, 자아를 돌보는 시간이 줄어드는 원인이다. 약이 아닌 것에 손을 대었을 뿐, 자아를 돌아보지 않는다는 것을 상기해 보면 약을 하는 사람이나 아닌 사람의 차이는 과연 무엇일까?


도파민 다이어트는 글쓰기로


글쓰기는 지루하다.

하지만 그 진실을 우리는 이미 다 알고 있다. 지루함 속에, 견디기 힘든 시간 속에, 불편한 선택 속에 도파민 과잉을 치료할 특효약이 있다는 걸. 걷기, 운동하기, 산책하기,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명상하기. 아는데, 알고 있는데 하기 힘든 건 세상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다. 어제 본 그 자극이 잊히질 않아서다. 더 큰 자극을 바라는 욕심 때문이다. 


지루한 걸로 치면 글쓰기가 단연 최고다.

하얀 여백 앞에서 무엇으로 그것을 채워 나가야 하는지 골몰하는 것도 여간 성가시다. 그냥 돈 주고 쾌락을 좇거나, 손쉽게 짧은 동영상을 보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싶은 유혹이 거세다. 그럼에도 한 자 한 자 채워나가는 그 지루한 시간 속에, 우리는 어느새 '자아'를 마주한다. 책상에 앉기가, 컴퓨터를 켜기가, 자판에 내 생각과 마음을 담은 글자 몇 개를 쓰기가 힘들어서 그렇지. 시작하면 자아는 언제나 우리를 기쁘게 맞이한다.


도파민 과잉은 자극의 세기와 속도를 줄일 때 다스릴 수 있다.

글쓰기로 도파민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이유다. 


다시 한번 더 말하지만, 자아를 잃어간다는 건 무언가에 중독되어 간다는 것을 말한다.

경계해야 할 것과 추구해야 할 것이 모호한 시대.


글을 쓰며, 그 둘을 지헤롭게 구분해 나아가길.

나 스스로부터 바라고 또 바란다.


글쓰기를 숨을 다하는 그날까지 멈추지 않기를.


나의 글쓰기와 당신의 글쓰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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