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브런치를 시작해야 하는 이유)
많은 분께서 글쓰기의 어려움을 호소합니다.
글쓰기에 가장 큰 벽이 되는 요소는 대부분 '시간'과 '소재'입니다. 무언가를 쓸 시간이 없다, 무언가를 쓸 이야기가 없다. 그 두 가지 장벽을 허물 수 있는 공통분모는 바로 '발견'입니다. 글을 쓸 시간은 충분합니다. 발견을 못할 뿐입니다. 소재 또한 그렇습니다. 나는 평범하다는 생각이, 자기 발견을 저해하는 가장 강력한 원인입니다.
또 하나.
글을 쓰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 중엔, 위 두 가지를 넘어서는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바로 '처음부터 잘 쓰려는 마음'입니다.
완벽하지도 못할 거면서, 완벽을 추구하는 사람의 어리석음입니다.
처음부터 정갈하고 완벽한 글을 쓰려는 무모함.
왜 이런 마음이 앞서는 걸까요?
이는, '남'을 의식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재밌는 건, 그 '남'에는 자신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의식'이란 말을 들여다볼까요. '의식'은 말 그대로 상대방이나 사물을 인식한다는 말입니다. 신경을 쓴다고 표현해도 되겠네요. 남을 의식하는 것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우리는 스스로를 의식합니다. 나 자신을 지켜보는 듯한 느낌. 정신분석학의 대가 프로이트는 그래서 자아를 세 가지로 분류했죠. '양심'이란 감시자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가 될 겁니다.
이러한 '의식된 자아'는 글쓰기에서 '자기 검열관'으로 변신합니다.
한 번에 잘 써야 한다는 강압과 써 놓은 글이 부끄럽지 않냐는 억압을 동시에 선사합니다. 글쓰기를 시작조차 하지 못하게 하는 자기 검열관의 혹독함 앞에서 많은 분이 쓰러지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생각을 바꾸어보면 글쓰기는 의외로 쉽게 시작됩니다.
정리하려면 어질러야 합니다. 어지른다는 건 질서를 무너뜨린다는 말입니다. 다시, 질서를 무너뜨린다는 건 무언가를 꺼내어 흐트러뜨리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정갈한 글을 쓰려면, 보다 완성된 글을 쓰고 싶다면 너저분하게 머리와 마음속에 있는 것들을 꺼내 놓아야 합니다. 어질러 놔야 합니다. 너저분하게 써내야 합니다. 어지럽고 너저분함 속에서 그 어떠한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질서를 발견할 수 있게 됩니다. 생각과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이것을 시각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글쓰기'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써야 합니다. 안에 있는 것들을 너저분하게 내어 놓아야 합니다.
글쓰기라는 단어의 의미를 비틀어 보세요.
'잘 쓰는 것'에서 '내어 놓는 것'으로. 그것도 어지럽고 너저분하게. 쌓이고 쌓인 글들이 어떻게 정리되는지를, 나도 모르게 스스로 정리를 하는 그 기적을 꼭 체험해 보시길 바랍니다. 어지르고 정리하고. 정리한 걸 다시 어지르고.
그 과정에서 얻는 통찰과 지혜의 온전한 수혜자는 오롯이 자신이라는 걸 분명 알게 될 겁니다.
어지르세요.
내어 놓으세요.
어디에 두었는지, 왜 있는지도 모를 것들을 마주하며 글쓰기 영감이 떠오를 겁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방은 또 어질러지고, 청소는 또 매일 해야 하고.
글쓰기도 그러합니다.
삶이 그러하므로.
Tip) '브런치 스토리'는 내 중구난방 한 이야기를 브런치 매거진과 북 (+ 연재)으로 잘 정리를 해줍니다. 그러니까 마구 내어 놓고, 어지르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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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안내] '무질서한 삶의 추세를 바꾸는, 생산자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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