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투정하지 말고 투쟁하라

by 스테르담

언제나 내 입은 댓 발 나와있다.

불만이 많기 때문이다. 투정을 부릴 때 아이들은 그렇게 입술을 내민다. 댓 발 나와 있는 내 입술이 그들의 것과 닮았다. 아이러니한 건, 나이가 들수록 그 입술은 더 쭉쭉 뻗어간다는 사실이다. 유치하지만 별 다른 방법이 없다. 투정하는 게 최선일 때가 분명 있다.


영문을 모르고 살아가는 우리네 운명은 기구하다.

왜 그런 영화들이 넘쳐나지 않는가. 깨어나보니 큐브에 갇혀 있다거나. 정신 차려보니 알 수 없는 미션을 받아 그것을 해결해야만 살 수 있는 게임. 그 속에서 우리는 사람의 추악함과 본성을 마주하게 되는데, 나는 그 추악함이 더럽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한정된 공간과 조건에 갇힌 어느 존재가 본성을 드러내지 않을 수 있겠는가. 드러내는 본성을 나는 오히려 '순수'라고 칭한다. 아기들이 그러하지 않은가. 그저 본능에 충실해 울어 젖히는 걸 두고 우리는 귀엽고 순수하다 말하는데, 어른은 왜 그러하면 더럽다는 소리를 들을까? 아기라서 용인되는 것이 있음은 분명하나, 영문을 알지 못한 채 살아야 함을 깨닫고 묵묵히 받아들이는 어른들에게도 어느 정도의 용인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내 불만은, 그러한 용인이 어른들에게는 용납되지 않기 때문에 격노하는 것이다.


이유를 알려 주지 않고 생기를 넣어 창조된 우리네 육체는, 일분일초마다 죽어가고 있다.

삶은 살아가는 것인가. 아니면 죽어가는 것인가. 태어남의 순간에서 보면 성장하고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나, 죽음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노쇠해지고 죽어가는 것임에 틀림없다. 아니 대체 왜. 살아야 하는가. 죽어야 하는가. 살아야 할 이유도 딱히 모르겠지만, 죽어야 할 이유도 나는 잘 모르겠다. 이러한 메커니즘을 만든 이는 누구이며, 무엇을 즐기기 위해 우리를 우주라는 큐브에 가둬두고 그저 관전하고 있는가. 관전하는 존재를 우리는 '신'이라 부르는데, 그는 과연 우리 삶에 관여하고 있을까? 신의 존재, 신의 섭리, 신의 역사. 역사적으로, 신과 종교는 경제 논리에 의해 이용되었고, 정치를 위해 악용되기도 했다. 그것을 두고도 단죄하지 않는 절대적 존재의 행태를 보면, 신의 존재에 의구심이 든다.


투정. 투정. 투정.

투정할 일 밖에 없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투정이 그저 소모적인 외침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반복되는 삶이 지겹다면 그 안에서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굴한 생각이다. 이유를 알려 주지 않는 존재에게 무릎 꿇는 기분이다. 그러나 어쩌랴. 숨 쉬고 있으니 그러해야 하겠다는 본능이 그 어떤 의미를 찾게 한다. 삶의 부조리 안에서, 허공에 대고 삿대질해 봤자 힘 빠지는 건 나 자신이니까.


투쟁. 투쟁. 투쟁.

투쟁해야 한다.


죽어가는 삶에. 달아나는 시간에. 허무한 반복에.

이유를 알 수 없는 호흡에. 닥쳐오는 고통과 괴로움에. 잠시 잠깐 왔다가는 행복과 기쁨에게 마저도.


가장 효과적인 투쟁의 방법은 의미를 찾아가는 것이다.

지금 우리네 모습은 과거 우리가 해석한 세상의 결과물이다. 무엇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선택은 갈렸을 테고 의미는 생성되었을 것이다. 의미 없이 하루를 보낸 시간이 많은 사람은, 의미를 찾아 나선 사람들의 삶보다 못할 것이 분명하다. 고로, 내가 투정하며 보낸 하루하루는 투쟁하며 산 사람들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다.


투정하지 말고, 투쟁하라.

반드시 의미를 찾아라. 합리화든, 깨달음이든. 유치하든, 작든, 초라하든. 무엇이라도 찾아내라. 투정에서 투쟁으로 삶의 태도를 바꾸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게 된다. 정답은 아니다. 아니, 정답은 없다. 살아가는 이유를 모르는데 정답은 개뿔. 각자의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인생이며, 그때는 맞으나 지금은 틀리고. 지금은 맞지만 그때는 틀렸던 삶의 그지 같은 아이러니를 깨닫고 받아들이는 자만이, '지혜'란 선물을 스스로에게 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당장 투쟁하라.

투쟁의 방법은 각자가 찾아라.


더 이상.

투정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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