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럭저럭 만족하고, 그냥저냥 사는 우리에게
그 생각을 못했는데, 중학교 들어가서 보니까 욕심이 생겨서...
- 유퀴즈 84세 수능 응시생 김정자 편 -
'욕심'이란 단어는 '탐욕'을 연상케 한다.
비슷한 말인듯하지만 어쩐지 '탐욕'이란 말이 더 과해 보인다. 누군가의 욕심에 비난의 화살을 쏠 때, 우리는 아마도 그 누군가의 '탐욕'을 느꼈을 가능성이 높다. 탐욕은 이기적으로 보이고, 타인에 대한 배려보다는 제 배 채우기에 급급한 존재를 떠올리게 하니까.
어린이의 욕심은 그나마 봐줄 만하다.
어리니까, 아직 아무것도 모르니까. 오히려 어린아이들의 욕심은 탐욕으로 보이지 않는다. 귀여워 보이기까지 한다. 먹는 것을 잔뜩 넣어 공 같이 부풀어 오른 볼을 보고 무어라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반면, 어른의 욕심은 탐욕으로 쉬이 변질된다. 그것을 가진 사람도, 그것을 보는 사람도. 미간이 찌푸려질 일이다.
그런데 김정자 할머니의 입에서 나온 '욕심'이란 단어는, 내게 더없이 아름다워 보였다.
아름다움을 넘어, 나 자신을 반성케 했다. 내게 욕심이 너무 없는 게 아닐까? 저런 욕심을 나는 왜 가지지 못하는가?
그럭저럭 만족하고.
그냥저냥 살고 있는 건 아닐까?
귀찮음과 게으름.
당연한 듯 받아들이는 일상.
그리하여 사라지고 있는 (아름다운) 욕심.
필요하지 않은 것에 집착하는 탐욕.
아, 삶이 고단 한 건 욕심부리지 말아야 할 것에 집착하고.
가져야 할 욕심엔 게으름으로 일관하는 자가당착이 이유였던 것이다.
나이 든 욕심은 나쁜 걸까?
아니다. 나이 든 욕심은 오히려 더 아름답다.
욕심을 가지지 않는 것이 더 부끄럽다.
쓸데없는 것에 가지는 탐욕이 더 창피하다.
나에게 아름다운 욕심은 무엇일까.
탐욕을 버리고, 진정한 욕심을 찾아 나서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