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외로움을 너무나 잘 알아서
때로 나는 타인에게 숨는다.
그들 속에서 반응하고
그들 속에서 호흡하고
그들 속에서 생활하며
점차 나를 잊는다.
나를 잊으면
외로움의 고통이 줄어들까.
타인에게 숨으면
외로움의 정도가 덜 할까.
거듭되는 숨바꼭질에
나는 비로소 알게 되었다.
외로움은 나 자신의 것이며
그것을 달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을.
외로움도 외로움에 겨워
나를 찾아오는 것이며
한동안은 외로워도 된다는 것을.
아, 나는 왜
그토록 외로움을
무서워하고
꺼려하고
두려워했을까.
날개 부러진 새처럼
바들바들 거리는 내 외로움을
나는 왜 안아주지 못했을까.
이리저리 피해 다니는 나를 따라온 건 외로움이 아니고
돌고 돌아 외로움에게로 온건 바로 나였음을.
나는 내 외로움을 너무나 잘 알아서
나는 다시 내 외로움에게로 돌아간다.
외로운 사람아.
두려워하지 마라.
피하지 말고
끌어안아라.
외로움의 온도가
생각보다 높음을
당신은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