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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Mar 05. 2024

나는 내 외로움을 너무나 잘 알아서

나는 내 외로움을 너무나 잘 알아서

- 스테르담 -


내 외로움을 너무나 잘 알아서

때로 나는 타인에게 숨는다.


그들 속에서 반응하고

그들 속에서 호흡하고

그들 속에서 생활하며

점차 나를 잊는다.


나를 잊으면

외로움의 고통이 줄어들까.


타인에게 숨으면

외로움의 정도가 덜 할까.


거듭되는 숨바꼭질에

나는 비로소 알게 되었다.


외로움은 나 자신의 것이며

그것을 달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을.


외로움도 외로움에 겨워

나를 찾아오는 것이며

한동안은 외로워도 된다는 것을.


아, 나는 왜

그토록 외로움을

무서워하고

꺼려하고

두려워했을까.


날개 부러진 새처럼

바들바들 거리는 내 외로움을

나는 왜 안아주지 못했을까.


이리저리 피해 다니는 나를 따라온 건 외로움이 아니고

돌고 돌아 외로움에게로 온건 바로 나였음을.


나는 내 외로움을 너무나 잘 알아서

나는 다시 내 외로움에게로 돌아간다.


외로운 사람아.

두려워하지 마라.


피하지 말고

끌어안아라.


외로움의 온도가

생각보다 높음을

당신은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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