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표.
이별은 불현듯
창가에 서린 김처럼
예정된 그리움이 되어
스스럼없이 나를 찾아온다.
이제, 과거는
당사자들의 몫이다.
지난 시간을
어떻게 남길 것인가.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좋았던 건 추억으로
그러하지 않은 것은 상처로.
결국, 상처가 추억을 이겨
이별이란 결과를 맞이했으나
시간이 지나면 상처 또한
추억이 됨을.
멀리서 보면 모든 게 희극이듯
지나고 보면 상처에도 웃을 수 있는
그러한 성숙함은
다시 좋았던 추억을 떠올리며
고개를 떨구게 한다.
떨군 고개 아래에
마침표가 찍혀 있다.
아름다운 이별은 없지만.
이별은 우리를 또 다른 시작으로
기어코 안내한다.
어쩌면 이별은,
새로운 시작을 주저하는 사람들에게
고이 찾아오는
그 어떤 운명의 선물이 아닐까.
창가에 서리는
자연의 섭리처럼.
자연스럽게. 아주.
스스럼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