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표 101가지 삶의 지혜>
너희와 첫 롤러코스터를 탈 때가 기억나는구나.
놀이동산은 여러 번 갔지만, 롤러코스터를 탈 수 있게 된 건 꽤 많은 세월이 흘러서였지. 그때가 기억나는 이유는 가슴이 벅차서였다. 처음으로 '엄마', '아빠'를 불렀던 때. 처음으로 걸음을 떼었던 때. 처음으로 나란히 너희 둘이 손 잡고, (엄마 아빠 동행 없이) 학교에 등교했을 때. 아빠에겐 어찌나 감동이 몰려오던지... 롤러코스터를 함께 탄다는 건, 마치 아기이기만 했던 너희들이 이젠 짜릿함과 무서움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친구로 거듭났다는 방증이기에 그 또한 기분이 새로웠단다. 아빠도 아빠는 처음이니까.
자, 아빠의 감성은 이쯤에서 그만 이야기하고.
너희에게 도움이 될 이야기를 해보자. 롤러코스터를 타려면 어디에 앉는 게 좋을까? 제대로 그 짜릿함과 스피드를 맛보고 싶다면 말이야. 혹자는 맨 앞이라고 말하지. 그런데 아빠 생각은 좀 다르다.
왜일까.
생각해 보자. 롤러코스터의 백미는 뭐니 뭐니 해도 천천히 올라가, 처음으로 내리꽂는 코스일 것이다. 그런데 맨 앞은 언제 내려갈지가 다 보인다. 게다가, 맨 앞은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듯, 이미 조금은 내려간 상태에서 떨어진다. 속도감이 급격히 저하된다.
그러나, 맨 뒤에 있다면?
앞이 보이지 않는다. 언제 내려갈지 모른다. 이후에, 기차가 순식간에 내려가며 맨 뒤는 말 그대로 예고 없이 딸려 내려가게 된다. 한 마디로, 더 짜릿함을 극대화하여 맛볼 수 있다.
물론, 맨 앞에 앉아 확 트인 광경과 있는 그대로의 맞바람을 경험하고 싶다면 앞도 좋을 거고.
둘 다, 경험해 봐라.
아빠 말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P.S
비슷한 이치(?)로, 여행지에서 2층 관광버스를 타게 되면 맨 앞에 아닌 중간 이후로 자리 잡아라.
맨 앞은 유리로 가로막혀 있는 경우가 많다. 좌우도 마찬가지. 중간 이후의 자리를 잡으면, 탁 트인 전경과 양 옆의 풍경들을 더 넓게 볼 수 있다. 이것도 둘 다 경험해 보고 그 차이를 몸소 겪어 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