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표 101가지 삶의 지혜>
일을 하지 않으니 손에 굳은 살이이나 때가 묻지 않고 깨끗하다는 데에서 유래되었다. '백수'란 말이 처음 등장한 것은 무려 조선시대부터였으며, 당시에는 주로 일정한 직업 없이 놀고먹는 선비나 건달들을 지칭하는 말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는 재밌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다음과 같은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백수가 과로사한다.
백수가 제일 바쁘다.
서로를 웃게 하는 위트 있는 말이지만, 그 뒤의 'Sarcasm(풍자)'를 알아채야 한다. 긍정적인 뜻만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한 마디로 정리하면, '하는 일 없이 바쁘기만 하다'란 말이다. 이는 '생산적인 삶'이 아닌 '소비적인 삶'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빠의 글쓰기 강의를 들으러 오신 분 중, 70대 인생 선배님이 계셨다.
그분은 국내 유명 협의 회장을 역임했고, 현역시절엔 세계를 돌아다니며 승승장구하신 분이었다. 그분도 말씀하셨다. 은퇴 후 백수가 되어 과로사할 뻔했다고. 그러다 회의가 들었다고 한다. 첫째, 일이 없어지고 출근해야 할 곳이 없어지니 더 많이 늙는 것 같고 삶에 의욕이 없어졌으며 둘째, 바쁜 일이라곤 선배나 후배가 나와 술이나 한잔 하자면 옛날이야기를 하고 또 한다면서. 처음 몇 번이야 재밌었지만, 이내 곧 그 모든 것이 지긋지긋해졌다고 한다. 선배님은 삶의 루틴을 다시 세우고자 글쓰기를 배우고 싶으셨던 것이다.
결국 그렇게 된다.
백수가 바쁘다는 이야기는 결국, 루틴이 깨진다는 것이며 여기서 부르면 여기로, 저기서 부르면 저기로 가는 바람에 이는 갈대와 같은 삶을 살게 된다. 자기 효능감에도 문제가 생긴다. 자아와 주체성이 사라지면서 그렇게 소비적인 삶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백수가 되었다면 반드시 루틴을 만들어야 한다.
등하교나 출퇴근하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당연하고 지겹게 생각하지만, 그것이 멈춰보면 안다. 일상과 반복, 지긋지긋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이며 그것이 또 우리 삶의 근육을 단단하게 해주는 지를.
즉, 루틴을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출퇴근을 하는 것이다.
산책길도 좋고. 동네 도서관도 좋고. 대형 서점도 좋고. 글쓰기나 독서와 같은 어느 모임도 좋고. 학원도 좋고 다 좋다. 집을 나설 수 있는 곳. 시간이 정해진 곳. 길던 짧던 그 순간을 위해 일어나 샤워를 하고, 나갈 채비를 하며 오롯이 무언가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
아빠는 20년이 넘게 직장 생활을 하고 있지만, 아빠에게도 백수의 시간은 분명 있다.
주말이 그렇고, 긴 연휴가 있을 때도 그렇다. 그리고 삶의 어느 순간순간, 백수로 규정할 생각보다 많은 삶의 공란들이 발생한다. 최고의 MC 유재석 씨는, 이러한 순간에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 너무나 후회된다고 했다.
삶에 있어 백수의 순간을 잽싸게 알아채라.
그 순간과 기간을 헛되이 보내지 마라. 어디로든 출퇴근해라. 루틴을 만들어라. 정성을 쏟아라. 그 순간들이 모여 삶의 고랑고랑 사이가 견고해지고, 의지는 더 단단해지며, 어느새 너희는 생각보다 더 대단한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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