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르담 직장인 심리카페 의뢰 내용을 정리하여 연재합니다.
Q. 직장생활 7년 차, 경력 관리를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똑같은 업무를 반복하고, 연차에 비해 일의 난도가 낮은 건 아닌지... 멋진 커리어를 쌓아가고 싶은데 물경력으로 시간만 보내고 있는 건 아닌지 너무 걱정이 됩니다.
벌써 20년 전입니다.
신입사원으로 사회생활을 막 시작할 때, 저의 꿈은 드라마 속 실장님이었습니다. 업무로 인정받고, 멋진 일을 해내며 최연소로 임원 타이틀을 거머쥐는. (여기에 꽁냥꽁냥한 사내 연애까지...) 그러나 그 꿈이 깨지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드라마 속 실장님은 오너 자녀였고, 사내 연애는 꿈도 꾸지 못할 만큼 바빴습니다. 무엇보다, 학생 때 기대했던 회사 업무와 현실의 그것이 달라 항상 사직서를 마음에 품고 다녔습니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사직서는 늘 마음 어딘가에 자리 잡고 있고, 하는 일은 멋진(?) 일도 있지만 소위 말해 허드레 일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직장생활 7년 차라면 경력관리에 대한 고민이 없을 수 없을 겁니다.
고백하자면, 20년 넘게 일하고 있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그러한 고민을 하는 질문자님이 대단해 보입니다. 반복되는 업무를 알아채지 못하는 사람도 꽤나 많습니다. 그저 하루를 아무 일 없이 보내는 것을 지상 최대의 과제로 삼는 사람도 많습니다. 지금 하시는 고민은 어쩌면 그러한 사람들보다 한 단계 더 앞선 생각일 겁니다. 이미 경력 관리를 하고 있다고 말해도 될 만큼요.
경력관리를 잘하기 위해선 '망원경'과 '현미경' 두 개가 필요합니다.
망원경으론 저 멀리를 봐야 합니다. 나의 업무, 우리 팀의 업무, 우리 팀과 다른 팀의 관계. 그리하여 우리 회사가 돈을 벌고 성과를 내는 구조를 파악하는 겁니다. 현미경으론 '나'를 봐야 합니다. 지금까지 온 나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내가 정말로 하고 싶고,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요. 이는 경력관리의 '목적'과 '목표'를 구체화하기 위함입니다. 막연한 불안감에 내가 이러고 있어도 되나... 란 생각이 들면, 현재의 업무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직장인은 늘 불안합니다.
그러할수록 현미경으로 나를 들여다보며 스스로를 추슬러야 하고, 망원경을 보며 객관적으로 자신과 상황을 조망해야 합니다. 반복되는 업무를 (일) 근력 향상의 기회로 삼으시기 바랍니다. 내 일의 난도가 낮다는 자만 보다는, 나만의 방법으로 새롭게 일을 해결해 가는 여러 시도의 기회로 삼으시기 바랍니다. 멋진 일과 허드레 일의 반복은 드라마가 아닌, 현실 속 우리로 하여금 한 뼘 더 상장하게 해주는 원동력이 됩니다. 불안할수록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그렇게 묵묵히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면, 생각보다 잘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