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테르담 Mar 24. 2024

'버티기'란 슈퍼파워를 잊고 있던 나에게

<스테르담 덜 상처받으며 일하는 법>

근심과 걱정이 날로 쌓이는 하루하루였다.

그것들은 외부로부터 온 것도 있고, 스스로 만들어낸 것도 분명 있다. 나는 안다. 어디로부터 근심과 걱정이 오는가 보다 더 중요한 건, 그것들의 실체를 직접 마주해야 한다는 것. 알지만 쉽지 않다. 근심과 걱정을 직시하는 건 꽤나 쉽지 않은 삶의 숙제다. 그렇게 회피하다 보면, 근심과 걱정은 쌓이게 된다. 고로, 그것들이 쌓이고 있다는 이야기는 스스로 근심과 걱정을 회피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근심과 걱정은 먼지와 같다.

없는 곳이 없다. 창문을 열고, 털고 닦지 않으면 켜켜이 쌓인다. 마음의 문을 열고, 자아를 돌아보며 마음 청소를 할 시간이다.


나는 간혹 검색 창에서 내 도서 서평을 찾아본다.

서평을 남기신 분들께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이걸 반복하다 보니, 오히려 도움을 받는 건 나 자신임을 깨닫게 되었다. 오늘이었다. 오랜만에 검색 창에서 내 작가명을 쓰고, 최근 올라온 서평을 봤다. '오늘도 출근을 해냅니다' 서평이었다.


남사스럽지만, 서평을 읽고 눈물을 흘릴 뻔했다.

거기엔 '버티기'란 가치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의 근심과 걱정은 직장에서 온 것이었다. 좀 더 인정받고자, 더 높이 올라가고자. 나보다 앞서 나가는 사람들을 보며 그림자를 앞서나가려는듯한 조급함도 가지게 되었다. 회의감이 한껏 올라온 요즘이었다. 그런데, 내가 쓴 글과 책에서 나는 내가 잊고 있던 걸 발견해 낸 것이다.


버티기는 비겁한 것도 수동적인 것도 아니다. 소중한 걸 지키기 위한 몸부림이고 나 스스로를 성장시킬 수 있는 발판이다. 뭔가 확실하지 않을 때는 계속해서 버틸 것이며, 버티지 못하는 순간이 온다면 다른 것을 해야 한다는 신호로 버티는 것에 대한 회의를 접기로 한다.

<스테르담, 오늘도 출근을 해냅니다 中 >


그렇다.

버티기는 수동적인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해 뛰고 날아오르는 역동적인 삶의 자세다. 학생 때 배운 수많은 과목 중, 버티기를 알려주는 과정이 없다는 게 놀라울 뿐이다. 나는 직장인으로 살면서 버티기라는 소중한 덕목을 배워왔다. 20년 넘게 일을 하며 경험했던 갖은 고초와 멸시는, 버티기라는 슈퍼파워를 강하게 해 준 원동력이었다. 덕분에, 나는 성장했고 우리 가족을 건사하고 있지 않은가.


직장인은 '쟁이'라는 자기 연민과 '장이'라는 자부심을 반복하며 산다.

직장인이라는 신분과 직업에 회의를 느끼기도 하지만, 때론 일에서 얻는 성취와 월급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며 스스로를 위로한다. 나는 그저 벽돌 하나를 쌓고 있는 사람일까, 아니면 집을 짓고 있는 존재일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직장인의 삶은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요동한다.


직장인이 된 후 경험하는 진짜 바보짓은 나를 사랑하는 법을 잊는 것이다.

남보다 빨리 가려는 조급한 마음에, 더 큰 월급을 받으려는 욕심에. 남에게 인정받으려 아웅다웅하다가 느끼는 허전함은, 결국 나 스스로를 인정해오지 않았다는 깨달음에서 온다.


앞날에 대한 희망은 미래에서 오지 않는다.

오늘의 나에게서 온다.


내가 스스로에게 했던 말들을 잊은 채.

나는 무얼 바라보며 살아온 것일까.


고마운 독자님의 서평으로 인해, 잊고 있던 내 안의 힘을 다시 상기한다.


'버티기'란 슈퍼파워를.




[종합 정보]

스테르담 저서, 강의, 프로젝트


[신간 안내] '무질서한 삶의 추세를 바꾸는, 생산자의 법칙'

[신간 안내] '퇴근하며 한 줄씩 씁니다'


[소통채널]

스테르담 인스타그램 




















매거진의 이전글 직장엔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