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표 101가지 삶의 지혜>
2002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이스라엘 인지 심리학자 다니엘 커너먼은 트버스키란 사람과 함께 '손실회피 경향'이란 이론을 입증했다.
이 실험에서 그들은, 사람들이 같은 금액이라면 손실을 이익보다 훨씬 더 크게 느낀다는 것을 규명한 것이다. 그들은 가치함수를 그래프로 그려 이를 풀이했는데, 이익 쪽보다 손실 쪽 그래프가 더 가파른 기울기를 보인다는 걸 알아냈다. 결론은, 손실에 대해 느끼는 가치의 크기가 이익으로 인한 가치의 딱 두 배라는 것이다. 한 마디로 1만 원을 주웠을 때의 기쁨보다, 1만 원을 잃어버렸을 때의 고통이 배로 크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손해 봤다는 생각을 하면 밤잠을 설치게 된다. 그런데, 아빠가 너희보다 수십 년을 더 살면서 깨달은 것이 있는데. 바로 대부부의 불행이 바로 이 '손해 봤다'는 생각에서 온다는 것이다.
우리네 문화의 특징은 바로 '비교'다.
비교당하는 걸 싫어하면서도 비교하며 살아간다. SNS를 통해 나보다 잘 사는 사람들을 보거나, 나보다 잘 나가는 사람들을 보며 느끼는 고통은 바로 '손해'로부터다. 의문의 1패.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해외여행 가서 해변에 누워 있는 친구 사진을 보고는 괜히 손해 보는 느낌이 든다. 'FOMO (Fear Of Missing Out) 증후군'도 이와 맥락이 같다. 나만 뒤처지는 느낌,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즉, 나만 손해 보고 있다는 느낌적인 느낌이 스스로를 괴롭히는 것이다.
운전하다 보면 잠깐의 양보도 하기 싫을 때가 있다.
살짝 비켜주면 되거나, 앞차가 끼어드는 걸 그저 받아들이면 되는데 화가 머리끝까지 날 때가 있다. 왜? 손해 본다는 생각이 드니까. 그래서 차를 세우고 삿대질하거나, 폭력사태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데, 당시엔 손해 보기 싫다는 마음이 온몸과 영혼을 잠식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말한 것들이 정말 우리에게 '손해'일까?
아니다. 진짜 손해는 손해 봤다는 생각에 잠을 못 자고, 화내고, 분노하고, 따지고, 추궁하고, 남을 닦달하며 생기는 몸과 마음의 상처다.
조금은 손해 본다고 생각하며 살아라.
알고 보면 정말 손해가 아닌 것이 많다. 편해지는 건 내 마음이다. 과하게 비교하지 말고, 뒤처진다는 생각이 들면 자기 계발을 하고, 웬만하면 도로 위에서는 다른 차에게 양보해라. 그러다 보면, 오히려 나에게 돌아오는 것들이 더 많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순둥하게 피해보며 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손해'와 '피해'는 구분해야 한다. 손해가 반복되면 피해가 될 수도 있다. 손해 봤다는 생각에 스스로를 계속해서 괴롭히면 그것 또한 셀프 피해가 된다. 타인을 배려하여 어느 정도 손해를 감수하는 건 좋지만, 상대가 선을 넘어 그것이 피해가 된다면 태세 전환을 해야 한다.
이 균형을 유지하고, 그 둘을 구분하는 지혜는 너희가 직접 경험해야 한다.
가능한 피해는 덜 경험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