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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Nov 20. 2024

글쓰기, 경유지가 아닌 종착점

<스테르담 페르소나 글쓰기>

삶은 경유지일까, 종착지일까.

이것은 '죽음'에 의해 판명된다. 죽음 후에 다른 생이 있다면, 지금의 삶은 경유지일 것이고. 그러하지 않고 허무로 귀속된다면 우리네 삶은 종착지가 될 것이다. 죽은 사람은 말이 없고, 산 사람은 알지 못해 말할 수가 없다.


삶은 늘 불안정하다.

불안정하다는 것은 안정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며, 안정이 되지 않는 존재는 늘 불안을 달고 산다. 불안은 때로 무언가를 대비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대체로는 불안정함의 원인이다. 사람은 안정을 원한다. 고로, 불안은 안정을 저해하는 반갑지 않은 감정이다.


안정을 바라는 사람들은 종착지를 원한다.

이것만 하면, 저것만 이루면, 그것만 손에 넣으면. 다 끝이라고 생각한다. 착각이다. 어디 우리 삶이 그리 순탄할까? 우리를 농락하는 삶의 부조리는 그리 허술하지가 않다. 대학생이 되면, 어른이 되면, 어느 정도의 돈을 손에 넣으면 삶이 술술 풀릴 줄 알았다. 끝이라고 생각한 무언가에 다다르면, 여지없이 또 다른 고난과 역경 그리고 불안정함이 우리를 엄습한다.


고로, '끝'은 없는 것이다.

종착을 원하지만, 종착지는 없고. 돌아보니 모든 게 경유지였다. 경유를 바라지 않은 자들에게 경유지는 반갑지 않은 과정이다. 그만 좀 하고 싶지만, 오늘도 눈을 떠 하루를 살아가야 한다. 삶은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날보다, 등 떠밀려 살아내는 순간이 더 많다.


그러다 글쓰기를 만났다.

돌고 돌아 만난 글쓰기는 경유지가 아닌 종착지였다. 그러나 재밌는 건, 글쓰기가 나에게 알려 준 건 '종착지는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라는 것이다. '시작'은 '경유지'와 어울린다. 어딘가에 들러, 다시 떠나야 할 때 그것을 '시작'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종착'은 '끝'이란 말과 연계 되는데, 글쓰기라는 종착점의 그것은 여느 '끝'과는 다른 성질을 가지고 있다.


즉, 쓰다 마는 경유지가 아닌, 평생 써야 하는 종착지.

삶이 지속된다면, 쓰지 않을 수 없는 끝과 시작. 숨에도 들숨과 날숨이 있듯, 글을 써 종착지에 도착하지만 결국 다시 쓰며 새로운 종착지를 향해 떠나는 반복. 끊이지 않는 숨. 끊이지 않는 글. 이 둘의 공통점이 있다면, 종착을 바라지만 경유지를 맴도는 나약한 존재의,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부조리라는 덫에서 헤어 나오고자 하는 꾸준함 상징이다.


쓴다.

도착한다.

다시 시작한다.


경유지에서의 시작과.

종착점에서의 시작은 그 차원이 다르다.


써 보면 알게 될 것이다.

진정 새로운 시작의 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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