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는 특히 더 그렇다. 골프든, 야구든, 축구든, 테니스든... 그 안엔 인생이 녹아있다. 각각의 종목이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안엔 희로애락이 짙게 녹아 있기 때문이다.
많은 운동을 해봤지만, 골프가 조금은 더 우리네 인생과 닮았단 생각이다.
자신과의 싸움의 정도를 기준으로 본다면 말이다. 후회와 탄식과 즐거움과 분노가... 이만큼 터져 나온 적이 없다. 야구와 축구, 테니스의 경기장은 한정되어 있다. 골프 또한 그러하나 면적이 더 넓다. 지형지물의 모양새도 골프장마다 다르다. 그만큼 변수가 많다는 뜻이고, 아무래도 나는 그리하여 골프가 다른 스포츠보다 조금은 더 인생을 잘 담아내고 있으며 깨닫게 하는 것이 많다고 느끼고 있는 걸 수도 있겠다.
뜬금없이 '골프'와 '인문학'에 대한 글을 쓰자고 마음먹은 건, 골프를 하며 느낀 게 많기 때문이다.
느끼기만 하는 게 아니라, 깨달음이 생각보다 크다. 혹자는 그러함에도 골프를 무슨 인문학에 연결시키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인문학'에 대한 정의를 다시 설명해야 할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인문학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인문학'은 '나'라는 '마음'에 던지는 '왜'라는 '돌'이다. 인문학은 거창하지 않다. 말 그대로 '사람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사람'은 누구인가. 바로 '나'다. 나에게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의 답을 찾으면 그것이 인문학이다. 고전을 읽고, 클래식의 작곡가와 철학자들의 사상을 줄줄 외는 게 인문학이 아니다.
골프는 나로 하여금 많은 걸 느끼게 하고 깨닫게 한다.
헛스윙을 해서 분노가 치밀어 오를 때. 남이 나보다 못 치기를 바랄 때. 노력 없이 골프공이 홀에 쉽게 들어가기를 바랄 때. 나는 열심히 했는데 그 결과가 좋지 못할 때. 또는 반대로, 대충 스윙을 했는데 알아서 공이 제대로 날아갈 때. 타수를 속여야 할까 말아야 할까 갈등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