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르담 행복론>
슬퍼하지 말란 말이 아니야.
슬퍼만 하지 말라고.
슬퍼도 하고.
울기도 하고.
그러다가 밥도 먹고 잠도 자고.
어쩌다 웃기도 하고 행복도 하고.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중에서
대개의 위로는 잘 들리지 않는다.
아니, 들리긴 하는데 마음속으로 전해지지 않는다.
누군가 힘들 때, 우리는 쉽게 '힘내'라는 말을 전하지만.
정작 힘든 상대는 힘낼 힘이 없더. 그걸 알면서도 우리는 그 말 밖에 전하지 못할 때가 있다. 반대로 내가 힘들 때, 누군가의 위로는 크게 와닿지 않는다. 고맙기는 하나, 내 슬픔과 불행에서 빠져나와야 하는 주체는 나 자신이기에. 그 누구도 저마다의 슬픔을 경감해 줄 순 없고, 그 누구도 저마다의 어두운 바다에 개입할 수가 없다.
고로, '슬픔'과 '불행'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다.
그런데, 한 번도 보지 않은 드라마의 대사가 내 마음속을 비집고 들어왔다.
슬퍼하지 말란 게 아니라, 슬퍼만 하지 말라니. 여기까지만 들었어도, 위로의 에너지가 나를 타격했다. 왜 그러하지 않은가. 슬플 때, 불행이 몰려올 때. 온 세상이 적으로 돌변하고, 밝게 빛나는 햇살마저 잔인하다고 느껴지는 그때. 슬퍼해야 하는 것에, 슬퍼만 하는 것에 어느새 나는 집중하게 되고 온 세상은 잿빛이 되어 처참하게 우울해진다.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사람은 슬퍼만 할 순 없는 존재다.
밥도 먹어야 하고, 화장실도 가야 하고, 어쩌다 본 개그 동영상을 보며 웃기도 하고, 굴러 다니는 초콜릿 하나를 집어 들어 입에 넣었는데 갑자기 온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는 경우도 있다.
슬퍼만 할 때가 아니다.
반대로, 행복해만 할 때도 아니다.
어느 한 곳에 집착하거나, 그것에 빠져드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아니, 우리는 그러하지 못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아무리 슬퍼도) 밥만 잘 먹을 거면서.
다시는 (뭐라도) 안 먹을 것처럼, 그렇게 나중에 후회할 고집은 내려놓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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