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르담 에세이>
주말 출근은 꽤 유쾌하지 않은 경험 중 하나다.
주중보다 더 무거운 몸을 일으켜 샤워를 하고 주섬주섬 옷을 입는다.
도로는 한적하다.
주말의 단잠을 즐기는 사람들. 덕분에 막힘 없이 차는 사무실로 나아간다.
사무실엔 아무도 없다.
인기척도 없다. 간혹, 회사를 지키는 가드 분들이 오갈 뿐이다. (멕시코 주재 중이라, 멕시코는 집이든 사무실이든 경비가 삼엄하다.)
일을 한다.
집중이 잘 된다. 역설적으로. 왜일까. 주중엔 이곳이 전쟁터 같기 때문이다. 생기로운 분위기도 있지만, 경쟁과 갈등으로 인한 소음도 있으므로 모든 게 복합된 시장통 또는 전쟁통과 같은 이곳이, 주말에는 세상 그 어느 곳보다 조용한 장소가 된다.
외려 위안을 얻는다.
평일에도 이러면 얼마나 좋을까. 목소리 높일 일 없이, 서로에게 무언가를 겨눌 일 없이. 그저 각자의 할 일을 하면서. 온전히 평안하게 하루가 지나가면 안 되는 걸까.
안다.
그러할 일도 없고, 그럴 수도 없다는 것을.
존재하지 않아도 바라게 되는 유토피아처럼.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상상한, 모두가 있지만 아무도 없는 것 같은 사무실. 바람대로 될 일은 없겠지만, 언젠간 출근하고 싶어도 그러하지 못할 때가 분명히 올 것이므로.
지나고 나면, 어쩌면 조용한 사무실보단 시끌벅적했던 지난날을 더 기억할지도.
묵묵히 일을 하다 보면, 누가 있건 없건 간에 내 삶의 터전이라는 이유로 사무실은 나에게 더 큰 위로가 되겠지.
아무도 없는 사무실 창 밖 너머로, 지는 해가 새삼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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