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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AI로 글쓰기를 하지 말 것

<스테르담 페르소나 글쓰기>

by 스테르담

'Artificial Intelligence'

일명 'AI'라고 불리는 시대가 도래하고 말았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상용화되진 못했지만, 어렸을 때 꿈꿨던 세상이 오고야 만 것이다.

인간을 대체할 로봇과 같은 존재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AI와 로봇이 만나면, 사람의 대체를 넘어 어쩌면 사람과 동급의... 아니 그 이상의 존재가 될지도 모른다. 왜 있잖은가. 미래에 대한 소설이나 영화의 끝은 언제나 사람과 로봇, AI의 싸움이 얽힌 '디스토피아'였다. 그 어떤 이야기도 그들의 공존을 말하지 않는다.


사람을 대체하고, 어쩌면 지배를 할지도 모르는 존재의 탄생은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의 편리성에 대한 욕구에 기반한다.

'문명의 이기(利器)'는 언제나 그랬다. 불편한 것을 기반으로 많은 것이 발명되고, 발명된 것들은 삶의 패턴을 바꾸어 놓았다. 콘돔과 세탁기가 여성 해방을 가져왔고, 자동차와 비행기로 지구는 '촌(寸)'이 되었으며, 인터넷과 컴퓨터로 세계인은 언어와 장벽을 넘어 소통하고 있다. 즉, '이기'는 '편리함'이다.


그런데, 나는 좀 무섭다.

이는 글쓰기의 철학과 위배되기 때문이다. '글쓰기'는 대단히 '불편한 선택'이다. 반대로, 'AI'는 굉장히 '편하고 쉬운 선택'의 상징이다. 원하는 걸 찾아 주고, 원하는 걸 보여주고, 원하는 걸 만들어주고. 무엇보다, 원하는 걸 써주는 능력이 대단하다. 지식의 정도와 깊이는 가늠할 수가 없고, 앞으로 확장될 한계는 보이지 않는다.


AI는 '문명의 이기' 그 자체이며, 이미 최정상에 도달한 종착역이 아닐까 싶다.

1차적인 문명의 이기는 몸을 편하게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생각과 마음까지 편하게 하려 한다. 그게 문제다. 글쓰기는 나라는 존재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하고, 묻고, 사색하여 내어 놓아야 하는 과정이다. 그런데, AI라는 편리에 기대게 되면 글쓰기는 '불편한 선택'이 아니라 '쉬운 선택'으로 전락하게 된다. 내 생각과 노력, 사색과 감정이 덜 들어간 글엔 생명력이 없다.


물론, AI의 도움을 받아 써낼 수 있는 글도 분명 있다.

논문을 요약하거나, 어려운 내용의 것을 쉽게 변환할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요약에 익숙해지고, 그것에 의지하며, 어려운 것에 대한 도전이 아닌 쉬운 것에 길들여져 머리는 채워지지 못하고, 마음은 더 공허해지지 않을까.


AI에게 의지 하지 않을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중요한 건, 무엇에 의지하고 무엇에 의지 하지 말아야 하는지는 제대로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AI의 발전 속도가 빠르지만, 아직은 성숙하지 못한 이 순간.

더 늦어지기 전에, 재빠르게 구분해야 한다.


적어도, 글쓰기만큼은.

절대로, AI가 아닌 나에게 의지하는 한다는 걸 나는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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