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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선 왜 인간적인 대접을 못 받을까? [Part.2

직장에선 '대상화'의 활용이 필요하다

by 스테르담

신입사원 때였다.

점심시간, 사무실을 내려와 회사 뒷문으로 나가는 길은 언제나 붐볐다. 뒷골목에 위치한 식당으로 향하느라 같은 시간 배고픈 직장인들은 부지런하게 움직이는 것이다. 막내로서 팀을 따라나서던 그때, 저 멀리 건물 유리에 비친 우리 팀 속에 속해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 무리 안에서, 나는 개별적 존재가 아니었다. 팀에 속한, 넥타이를 갑갑하게 목 끝까지 바짝 조이고 흰 와이셔츠 안에 갇힌 직장인이자 아저씨였다. 학생 때는 점심시간이면 우르르 몰려 나가는 넥타이 부대 속에 내가 있을 거라곤 생각한 적이 없었다.


그렇게 나는 나를 '대상화'한 것이다.

각 존재의 개별성을 고려하지 않은 위압적인 시선은 나로부터 나에게로도 이른다. 나는 나를 흰색 와이셔츠에 갇힌 아저씨 직장인으로 스스로를 규정했다. 무기력해지고, 행복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별로서의 나는 무너졌고, 그 무너진 곳을 짓밟고는 스스로 대상화한 어느 존재가 우뚝 서 있던 것이다. 직장인으로서 나는 가끔 '회의(懷疑)'한다. '직장인'으로서 갖는 애환과 어려움에, 개별로서의 나를 욱여넣는다. '직장인'은 월급이나 받아 꾸역꾸역 살아가는 존재로 규정하거나, 퇴사하면 아무것도 할 줄 모른다는 사회적 분위기에 동조한다. 이는 '직장인'은 주도적인 존재라는 것, 개개인의 역량이 있다는 것을 고려하지 않은 시선이라는 점에서 불편하고 불합리하다. '직장인'이라는 집단적 정체성은 그렇게 확고하고 단정적이며, 개별의 가치는 바스러진다. 더 무서운 것은 내가 스스로를 그 정도로 '대상화'하고 있는데, 다른 사람은 어떠할 것이며 직장이라는 조직은 또 어떠할 것이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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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작가, 강연가의 페르소나를 쓰고 있습니다. '강한 영향력을 나누는 생산자'의 삶을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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