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르담 심리 에세이>
메시지 알람음이 울려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어김없는 회사의 단톡방. 이런저런 숙제가 아무렇지도 않게 떨어졌고, 맘 속엔 이러저러한 무거운 감정이 솟아올랐다.
그러다 메신저의 다른 탭에 새로운 소식이 있다는 표시를 보고는, 무심코 그리로 갔다.
프로필을 업데이트 한 사람. 새롭게 추가된 친구(?)들. 여기에, 다른 사람들의 생일이 빼곡했다. 지난 생일, 오늘이 생일인 사람들, 다가올 생일까지.
그렇네.
단물 확 빠진 것만 같은 오늘이, 회사 단톡방에 건조하게 울려 퍼지는 말들로 무던했던 하루가. 누군가에겐 축복하고 축하해주어야 하는 생일인 거네. 그러고 보니, 식당에서 울려 퍼지는 생일 축하 노래와 촛불 가득한 케이크는 늘 있어왔던 것이고 내 생일은 물론 가족과 지인의 생일을 돌이켜보면 어느 하루도 누군가의 생일이 아니지 않은 날이 없었다.
나이를 먹어가며, 생일이란 게 더 이상 그리 기쁜 날은 아니긴 하지만.
나를 낳아주신 부모님께 감사해야 하고, 어찌 되었건 누군가가 나에게 박수를 쳐 주는 몇 안 되는 날이니. 꾸덕하고 끈적하고 물 묻은 휴지처럼 무거운 일상의 쉼표 한 번쯤은 될 수 있지 않을까.
오늘은 누군가의 생일.
타인의 생일로 가득한 하루하루.
그들을 축하해 주는 마음으로.
등 떠밀려 태어났지만, 어찌 되었건 각자의 삶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그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그렇게 하루를 다시 되새김하다 보면.
축하의 마음과 응원의 마음이 내 마음에도 가 닿지 않을까.
타인에겐 관대하고, 자신에겐 가혹한 내 마음에도.
작은 변화가 찾아오지 않을까.
어차피 삶의 끝에 남아 줄 존재는.
다름 아닌 나 자신일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