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르담 심리 에세이>
몇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될까.
사춘기를 지나 성인이 되고, 중년 또한 한참을 지나고 있는 지금. 문득, 나는 이러한 생각에 사로잡혔고, 아직도 (완전한) 어른이라 생각하지 않은 스스로의 모습이 애석하기만 하다.
그러나 내 삶을 돌아보면, 나는 흔들리지 않으려 무던히도 애썼던 것 같다.
역설적으로, 그래서 어른이 아직 되지 못한 것일까.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는 걸 알면서도, 흔들리면 큰일 날 것 같단 두려움이 앞서곤 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다르지 않다.
흔들릴까 봐 조마조마하고, 흔들리면 무언가 죄를 짓는 것 같다. 이럴 때가 아니라고 마음속 냉수마찰을 하고, 손으로 마른세수를 연거푸 해야 그 마음이 좀 가라앉는다.
그럼에도 이제 나는 조금씩 흔들리는 것에 익숙해지려 한다.
흔들리지 않으려 발버둥 쳤던 그 모든 행동과 다짐이, 오히려 삶의 근육을 경직하게 만들었다는 걸 알았다. 세상에 흔들리지 않는 사람은 없다. 하다못해 지구도 자전과 공전을 하고 있다. 흔들린다는 것이 무질서함을 뜻하지도 않고, 움직이지 않으려 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일지 모른다.
그리하여 지금 나는 깨닫는다.
흔들려도 괜찮다. 이왕 흔들릴 거면 잘 흔들려야 한다.
모든 에너지는 불안정성에서 온다.
한 걸음을 걷더라도, 한 발은 땅에 붙어 있어야 하나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필히 다른 한 발을 떼어 옮겨야 한다. 잠깐의 불균형이 있을진 몰라도, 그리하여 우리는 한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두 발 자전거가 넘어지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고로, 불안정함은, 흔들림은 에너지를 만들어내고, 우리는 그 에너지를 발판 삼아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흔들리는 것도 나다.
흔들리는 자신을 미워하지 말자.
또한.
흔드는 것도 나다.
스스로를 흔들어 불안정함과 그로 인한 에너지를 만들어 내야 한다.
이왕 흔들릴 거.
생산적으로 잘 흔들리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