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르담 심리 에세이>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았네
하지만 이제 뒤돌아 보니
우린 젊고 서로 사랑을 했구나
가수 이상은 씨가 탬버린을 들고 '담다디'를 부르는 모습을 봤을 때, 나는 그가 이러한 가사를 쓰고 노래 부를 것이란 걸 예측하지 못했다.
담다디로 성공한 그의 행보는 좀 낯설었다.
사람들은 그에게 선머슴 같고 엉뚱하고 노래와 같이 신나고 밝은 이미지를 기대했지만, 그가 선택한 건 독자적 싱어송라이터였다. 어릴 때 나에겐 그의 결정이 선뜻 이해가지 않았다. 담다디의 성공에 취해 있어도 될 것 같은데...
유학을 기점으로 바뀐 그의 음악이 나에겐 더 좋았다.
그중에서도 '언젠가는'이란 노래는 지금도 내 마음을 울린다. 지금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 때, 열정과 젊음이 사그라든다는 생각이 들 때.
나는 어김없이,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이 가사를 읊조린다.
그러면 나는 현실을 자각하게 되고,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다시 다짐하게 된다.
그 어떤 철학가의 위대한 사상도 하지 못한 일을.
이 노래 첫 가사가 나에게 실제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왜 우리는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는 걸까.
사랑하는 사람을 앞에 두고, 왜 그걸 자꾸 잊는 걸까 우리는.
사람은 나약하고, 교묘하고, 고약하며 단순하다.
그러니까 알지 못하고, 그러니까 자꾸 잊는 거겠지.
젊음이 갔다고 한탄하는 사람은 지금의 젊음을 모른다.
5년, 10년이 지나면 지금이 그토록 젊었을 거라 생각할 거면서.
지금의 사랑하는 사람이 영원할 거라고 믿는 것.
자존심으로 지금과 미래의 감정을 조율하는 못된 버릇들.
그리하여 놓치고 사라진 사랑들이 얼마나 많을지.
모든 걸 알아야 인생이 굴러가는 건 알지만, 그럼에도 잊지 말고 또한 시시때때로 상기해야 할 것들이 삶에는 분명 있다.
젊은 날에 젊음을 모르고.
사랑하는 사람을 보지 못하면 얼마나 서글플까.
아니.
살아야 할 이유가 없는 거 아닐까?
지금을 살아야지.
살아 있음을 온전히 느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