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 혼술 혼글

<스테르담 페르소나 글쓰기>

by 스테르담

식당에서 밥을 혼자 먹는 게 이상하지 않은 일이 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혼코노미(혼자+이코노미의 합성어 - 작가 주 -)'라는 용어가 나올 정도이니, 그 기세는 시대의 조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회의 변화와 시대의 흐름은 돈을 부르는 재주가 있고, 돈 또한 그러한 변화를 기가 막히게 따라잡기 때문이다. 즉, 혼자 하는 무엇이 전통적인 집단주의 이데올로기에 균열을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혼밥. (혼자 밥 먹기)

혼술. (혼자 술 마시기)

혼영. (혼자 영화 보기)

혼공. (혼자 공연 보기)

혼쇼. (혼자 쇼핑하기)

혼행. (혼자 여행하기)

예전이라면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혼자 이러한 활동을 하는 건, 인격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사회적으로 고립된 사람의 그것이라고 간주되곤 했다.


이러한 사회적 현상은 시대의 아이러니이기도 하다.

보다 복잡하게 얽힌 현대 사회의 촘촘한 인맥과 타인과의 (자율적, 강제적) 교류에서 오는 고단함이 자아낸 결과물이라고나 할까. 알아야 할 사람과 정보가 더 많은 만큼, 혼자 있어야 하는 시간이 더 큰 필수가 된 것이다.


이러한 시대 변화를 나는 격하게 환영한다.

혼자 하는 걸 좋아하는 내게, 세상은 큰 의심의 눈초리를 조금씩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글쓰기에서 삶의 해법을 찾은 건 이 때문이 아닐까 싶다. 글쓰기는 혼자 해야 하는 것이니까.


그리하여.

혼글. (혼자 글쓰기)


사실, 글쓰기는 원래 혼자 하는 것이다.

꾸준함을 응원하고 격려하기 위해 모임을 만들어 쓰는 경우도 있으나, 그렇다고 누군가 내 글을 대신 써 줄 수 있는 건 아니다. 혼자 하는 건 뭐든 또 다른 의미가 있는데, 특히나 글쓰기는 막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글쓰기에서의 '혼자'란 개념은, 홀로 쓴다는 것 외에도 나 자신이 온전하게 내 이야기를 써 내려간다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다.

그 누구도 해줄 수 없는 일. 아니, 해서는 안될 일. 특히나 AI에게 내 글쓰기를 맡기면 안 되는 이유. 그리하여 '혼글'은 단순히 혼자 쓴다는 개념이 아니라, 내가 내 글을 나 스스로 쓴다는 것이며 이를 위해 나 자신의 경험과 생각, 사색과 사유를 자발적으로 자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늘, 혼글을 즐긴다.


혼자의 외로움은 즐거움으로 변한다.

혼자 쓰는 글은 영 외롭지가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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