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르담 소설 속 문장들 #14

어른, 어른?, 어른!

by 스테르담
당연히 있어야 할 것들이라 생각했던 물건들을 사며, 나는 어른이 되어감을 직감할 수 있었다.
수건, 속옷, 양말, 과일과 같은 것들.

<어느 X세대의 죽음, 스테르담>


정신 차려 주위를 둘러보면, 늘 있는 것들이 있다.

수건, 속옷, 양말, 과일, 사탕, 면봉, 휴지 등. 내가 사지 않았음에도 말이다.


어렸을 적 그것들은 어른들의 영역이었다.

어머니는 늘 나를 위해 그것들을 사다 놓으셨던 것이다. 과일은 가지런히 껍질이 깎여 냉장고에 보관되고 있었고, 수건이나 속옷은 늘 넉넉했다. 손을 뻗으면 휴지나 면봉이 있었고, 심심한 입을 채워준 것도 이름 모를 사탕들이었다.


언젠가부터 그러한 것들을, 내 돈으로 사게 되었다.

내가 사지 않으면 채워지지 않는 것들. 직접 사야 내 주위에 있는 것들.


아, 어른인 건가.

이 알 수 없는 압박감과 무게는 무얼까.


이런,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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