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르담 소설 속 문장들 #15

시련, 시작, 인생

by 스테르담
시련이 이어지면 사람들은 이제 좋은 일이 일어날 거란 징조라고 위로한다.
해뜨기 전의 새벽이 가장 어두운 법이라든가 하는 식으로. 그런데 아닌 경우도 있다. 그 시련이 이제야 시작인 경우들.

<어느 X세대의 죽음, 스테르담>


'힘내'란 말처럼 무책임한 말이 없다.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그 말은 어찌 보면 잔혹한 말이기도 하다. 힘들어 죽겠는데, 힘없어 쓰러지겠는데... 힘내라니.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나면, 나는 액땜을 한 것이라 생각할 때가 종종 있다.

그래야 위로가 되기 때문이다. 이게 최악은 아닐 거라는 자기 위로이자 연민으로 생겨난 생각 버릇이 아닐까.


하지만 그 어느 시련이, 최악의 것이라 생각했던 그것이 최악이 아닐 때가 있다.

오히려 최악의 악이 이어지는 시작이라고나 할까. 삶은 그리 만만하지가 않다. 쉬우면 삶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시련은 늘,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으로 온다.


그런데.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달리 또 할 말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저 힘내란 말이, 정말로 힘을 내라는 게 아니라 내가 지금은 이 말 밖엔 못하지만 언젠가 그 힘든 일을 묵묵히 이겨내었으면 좋겠다는 또 다른 응원의 한 방법일 수도 있으니.


나에게도 그렇다.

힘내. 오늘 힘들었다고 너무 노여워하거나 실망하지 마. 내일은 더 힘들 테니까.


'시련'은 언제나 '시작'만을 가지고 있다는 걸.

잊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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