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르담 마음 에세이>
새벽 4시.
출장으로 인한 시차로 인해 낮과 밤의 경계가 모호해졌다. 잠은 달지만, 제때 잠들지 못하는 것에 대한 고단함은 그 어떤 형벌과 같다.
다행히 일찍 잠든 어젯밤을 뒤로하고, 그렇게 이른 새벽 눈을 떴다.
새벽의 공기는 사람을 차분하게 한다. 뭔가, 마음을 울컥하게 하는 것도 있고.
갑자기 배에서 소리가 났다.
꼬르륵. 배고픔의 신호. 어쩌면 마음의 공허함이 오장육부를 발동하여 낸 소리일지도.
무얼 먹을까.
몸과 마음을 함께 충족시킬 무언가. 그렇다면 라면이란 결론에 누구라도 도달하지 않을까. 여긴 해발 2,500미터가 넘는 곳이라 가스불로 끓인 라면은 그리 맛있지가 않다. 볼 넓은 그릇에 물을 넣고. 수프를 넣고. 면을 넣은 뒤 전자레인지로 향한다. 5분. 그거면 된다.
모락모락, 적당하게 퍼진 면발.
가족 모두가 잠든 이른 새벽, 공허함과 얼큰한 라면 냄새가 뒤섞인다.
행복하단 생각이 들었다.
정확히 말하면 행복하다는 느낌이 엄습했다. 한 마디로 기분이 좋았다는 것이다. 그 기분은 라면을 먹을 때까지 지속되었다. 다 먹고 난 뒤에는, 더부룩한 속과 살이 찔 것이란 예정된 미래에 대한 무거움이 느껴졌다.
삶이란 그렇다.
행복은 짧고. 부담은 길고.
잠시 후면 가족 모두가 깰 시간.
새벽의 방황을 뒤로하고, 하루의 고단함을 각오한 채 그렇게 다시 나는 제 자리로.
라면 냄새가 아직 채 가시지 않은 거실이 고맙기도, 야속하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