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르담 소설 속 문장들 #18

행복, 미련, 체념

by 스테르담
행복을 느끼는 그 순간, 나는 손아귀에 있는 힘을 빼는 버릇이 생겼다.

<어느 X세대의 죽음, 스테르담>


'행복'이란 개념은 참으로 요상하다.

아니, 그 자체로 요망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행복을 추구하는 게 삶의 목적인 것처럼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행동하지만, 실상 행복은 단 몇 초간의 기분에 지나지 않는다.

아니, 그러니까 그 한 낱 기분이 인생의 목적이라고? 그렇다면 삶은 얼마나 허무하고 맹랑한 것인가. 행복이란 그렇게 많이 찾아오는 것도 아니고, 또 그렇다고 오래 지속되지도 않는 것일 텐데.


그렇다고 그 행복을 잡으려 애쓰면 더 불행해진다는 삶의 논리는 잔인함 그 자체다.

행복은 미련과 집착을 낳는다. 드라마나 영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복수는 과거의 행복에 대한 집착 때문이다. 다시 (과거처럼) 행복해지고 싶다는 바람으로 지금의 삶이 무너지는 모습이 에피소드 그 자체가 되는데, 이게 실제 우리네 삶에서도 일어나는 일이기에 참으로 안타깝다.


행복에 대한 깊은 고심 끝에.

나의 결론은 이러하다. '오는 행복 막지 말고, 가는 행복 붙잡지 말자.'


고로, 나는 행복을 느끼는 그 순간.

손아귀에 있는 힘을... 있는 힘껏 뺀다.


그것을 붙잡으려 하거나, 그것에 미련을 가질수록.

지금의 삶이 더 망가진다는 것을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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