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르담 마음 에세이>
살다 보면 무언가 내 삶이 엉망진창인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어지러운 방을 치워야지... 하는 마음이 드는 것처럼 삶을 제대로 정리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런데 그게 도통 쉬운 일이 아니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더 그렇다. 내 주위엔 내가 제어할 수 있는 것보다, 그러하지 않은 게 더 많기 때문이다. 사회에 귀속된 몸, 월급에 갇힌 영혼, 가족이라는 책임. 방청소쯤이야 의지의 문제라 쳐도, 삶을 변화시키는 건 그 개념을 뛰어넘는다. 어질러진 것들을 제 자리에 놓고, 청소기 한번 돌리면 그만인 것처럼 삶도 그렇게 정리하고 청소하면 얼마나 좋을까.
다행스럽게도, 중년에 이르러 나는 삶을 청소하는 법을 조금씩 알게 되었다.
정확하게는, '삶을 제대로 디자인하는 법'을 말이다. 모든 걸 다 말할 순 없지만, 그 분기점의 전후에서 가장 큰 차이를 말하자면 '삶의 시선'이다.
중년 이전 내 삶의 시선은 '밖'을 향했다.
'남들보다'라는 이데올로기가 씌운 탓이다. 유치원 때부터 시작된 경쟁, 학업을 이어가며 집착했던 등수 전쟁, 사회에 나와 먹고사니즘으로 촉발된 생존 투쟁. 남들보다 더... 남들보다 많이... 남들보다 빠르게...라는 삶의 방식은 현실의 정글에서 사주경계를 위해 시선을 밖에 두게 만들었다.
그러한 삶에 지쳐서일까.
슬럼프와 번아웃을 오가며, 나는 시선을 안으로 향하는 법을 (강제로) 배우게 되었다. 슬럼프와 번아웃이 마냥 미웠는데, 이제는 그러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오히려 고맙게 느껴질 정도다.
삶의 시선을 밖에 아닌 안쪽, 그러니까 '나'를 향한다는 건 꽤 큰 변화다.
사람들은 내비게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게 '목적지'라고 말한다. 내비게이션의 용도가 그러하니 말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게 있다. 바로 'GPS'다. GPS는 내비게이션의 현 위치를 알려 준다. 이게 없으면 내비게이션은 무용지물이다. 내가 어디에 있는지 제대로 알지 못하면, 목적지의 개념은 상실된다.
지금 나는 어디에 있는가.
지금 당신은 어디에 있는가.
삶의 시선을 안으로 향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각자의 그 방법을 찾아야 한다. 내게 있어 시선의 전환은 바로 '글쓰기'였다. 누군가는 그것이 운동일 수도, 예술일 수도, 명상일 수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건, '나'를 향한 시선과 그것에 대한 애틋함이다. 시선이 밖으로 향해 있을 때, 나는 나를 그렇게도 괴롭혔다. 그러나 이젠 스스로를 보듬는다. 잘난 부분도, 못난 부분도 그렇게 받아들일 줄 알게 되었다.
부조리로 가득 찬 세상은 언제나 나에게 불만과 상처 그리고 콤플렉스였다.
그러나 이제, 나는 그 모든 걸 받아들이고 인정하기로 한다.
'나'를 향한 시선.
모든 걸 받아들이고자 하는 마음.
이것이, 삶을 제대로 디자인하는 법이자 그 시작점이다.
이제야 삶의 내비게이션에, 제대로 된 목적지를 입력할 수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