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르담 페르소나 글쓰기>
어떤 스포츠를 배울 때, 늘 듣는 소리가 있다.
"힘을 빼야 합니다."
이게 무슨 소리일까.
멀리 보내려면, 상대방을 넘어뜨리려면, 강하게 차려면. 가장 먼저 필요한 게 힘이 아닐까. 힘을 빼야 하는 대표적인 운동이 골프다. 이걸 말하지 않는 프로들이 없다. 백스윙도, 휘두름의 마지막까지도 무조건 힘을 빼라 말한다. 테니스도, 스쿼시도 그랬다. 힘이 들어가면 자세가 흐트러지고, 공도 제대로 맞지 않으며, 분노는 두 배가 되어 돌아온다.
모든 움직임엔 '힘'이 들어간다.
다른 말로 '에너지'다. 에너지는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갈린다. 무조건 힘을 주어 운동을 하려는 건, 그래서 효율적이지 않다. 가치가 사라진다는 말이다. 힘을 빼라는 건 그러니까 힘을 주지 말라는 게 아니라, 과도함을 지양하고 경직되지 말 것이며, 적재적소에 에너지를 쓰라는 뜻이다.
나는 이것이 글쓰기에도 통용된다고 믿는다.
글쓰기 앞에서 많은 사람들이 경직한다. 나 또한 그랬다. 각 잡고 써야 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특히나 글쓰기의 시작 앞에선, 대부분의 사람들이 (처음부터) 일생일대의 명작을 남기겠다고 각오하는 것처럼 보인다. 에너지의 양이 어마어마하게 몰린다. 그러다 결국 제 풀에 꺾여 미처 글 한 편을 완성하지 못한 채, 이번 생엔 글쓰기와 연이 없다며 지레 손사래를 치고 만다.
이왕 쓸 거면 대단한 글을 써야 한다.
쓰기를 시작했으면 매일 한 편씩 끊임없이 써야 한다.
어서 빨리 내 이름이 적힌 책을 내야 한다.
이러한 생각과 다짐은 에너지의 가치가 역으로 흐르는 것들이다.
제대로 힘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러하면 글쓰기는 멈출 수밖에 없다. 있는 힘껏, 에너지를 소비하고 나서 남는 건 역시나 나는 안돼...라는 자괴감 뿐이다.
다행인 건, 이제 나는 힘주어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야 오래간다. 그래야 마음속에 숨어 있던 것들이 편안하게 흘러나온다.
힘을 주어야 할 때도 있다.
기고를 요청받았거나, 컨설팅을 위한 글을 써야 한다면 기승전결은 물론 논리와 뒷받침이란 에너지를 들여야 한다.
운동으로부터 시작하여 글쓰기에 도달한 힘의 조절에 대한 지혜는, 이제 삶으로 이어지고 있다.
글쓰기는 삶을 쓰는 것이므로, 나는 쓰면서 삶의 적재적소에 어떻게 힘을 들이고 에너지를 배분할 지를 고민한다.
힘주어 쓰지 않으면 보인다.
언제 힘을 주어야 할지 말지를.
쓰지 않았다면 몰랐을 것들을 마주하며, 나는 그렇게 안도의 한숨을 써 내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