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은 선과 악이 만나는 경기장

<스테르담 마음 에세이>

by 스테르담

'성선설'과 '성악설'은 예로부터 충돌하여 왔으나, 아직도 그 승패를 누구도 알지 못한다.

성악설이 맞나 싶다가도, 성선설이 더 맞아 보이고. 성선설이 맞나 싶다가도 성악설이 더 맞아 보이기도 한다.


타인을 볼 필요도 없다.

내 마음속에서도 맹자와 순자는 갈등한다. 성선설을 주장하는 맹자와 성악설을 주장한 순자가 늘 링 위에 올라 서로의 논리를 겨룬다. 하루는 선인이었다가, 하루는 악인이었다가. 아니, 단 몇 분만에도 나는 선인과 악인을 오간다.


본성이 선한 사람도 악인이 될 수 있고.

본성이 악한 사람도 선인이 될 수 있다.


이쯤 되면, 무엇이 '선(善)'이고, 무엇이 '악(惡)'인지를 모르겠다.

선한 의도가 남에겐 악한 결과로 귀결될 수도 있고, 악한 의도가 오히려 누군가에겐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착하게 살아야지 마음먹었다가도, 가차 없이 나를 대하는 세상을 보면 악해져야겠다고 마음먹는다. 함부로 대하는 타인이 미웁다가도, 괜스레 짠해지는 모습이 보이기도 하여 마음이 녹아내릴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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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은.

내 마음은.

그러니까, 선과 악이 만나는 경기장이다.


이러고도 싶고.

저러고도 싶고.

승부가 나지 않는 경기가 늘 펼쳐진다.


심판은 없다.

고로, 룰도 없다.


결국, 심판은 내가 되어야 하며 그로 인한 결과는 오롯이 나의 몫이다.

룰은 경험에 의해 수립된다. 선과 악 사이에서 도출된 것들 중, 생존에 도움이 되는 것들이 점철하며 살아남는다.


나는 선이기도 하고, 악이기도 하다.

나는 악이 아니기도 하고, 선이 아니기도 하다.


나는 그냥.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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