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하고 즐겁게 잘 다녀왔습니다.
"편지를 쓰지 않으면 답장을 받을 일이 없다"
작년 연말 어느 때였을 겁니다.
어디서 들었는지 아니면 어디서 보았는지 이 한 문장이 무던히도 저를 따라다녔습니다. 어느새 마음속 깊은 어딘가에 자리 잡은 이 한 문장은, 지친 나를 일으키는 묘한 기운입니다. 내가 가는 길이 맞는지, 잘하고 있는 건지에 대한 회의는 늘 일어나는데 과거에 내가 보낸 편지들에게서 오는 답장들을 보면 그래도 틀린 방향으로 가는 건 아니구나란 확신이 듭니다.
어느 한 방송사의 PD 님으로부터 온 연락도 그중 하나입니다.
취업으로 힘든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 이메일에는 저를 초대하고 싶다는 정중한 내용이 들어 있었습니다. 제가 어느 대학교에서 하고 온 '강의 후기'를 보시고 연락을 주신 겁니다. '강의 후기'는 그렇게 어딘가, 누군가에게 보낸 '편지'가 된 것이고 저는 '답장'을 받게 된 것입니다.
이 외에도 아주 다양한, '답장'들을 받으며 저는 조금 더 바빠졌습니다.
중요하고도 기쁜 건,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홍익인간의 생산자'라는 삶의 목표에 좀 더 다가가고 있단 생각입니다. 지쳐도 힘이 나고, 잘 살고 있나 애매할 때 나를 바로 잡을 수 있는 이유. 힘들어도 살만합니다.
우선, 녹화 며칠 전 대본을 받아 봅니다.
제가 대답해야 하는 부분을 세심하게 본 뒤 준비를 하고요. 전체 스토리와 진행 현황을 체크해 봅니다. 제가 들어가야 할 부분, 강조해야 할 부분. 도움을 줘야 하고 조언도 주어야 하는 포인트와 리듬. 방송은 처음이지만, 이미 머릿속에는 즐거운 시간이 그려집니다.
이상하게 떨리지는 않았습니다.
실제로 녹화도 큰 NG 없이 즐겁게 잘 끝냈습니다. 아마도 나의 떨림보다, 긴장보다 후배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더 우선이었나 봅니다. 나조차도 스스로의 떨림에 관여할 순 없지만, '선한 영향력'을 주려는 마음이 긴장을 풀어준 게 아닌가 싶습니다.
MC인 박재정 씨, 박신영 아나운서께서 워낙 리드를 잘하여 주셨고요.
해당 프로 터줏대감인 안정영 멘토님도 좋은 질문 많이 해주셨고, 처음 뵈었지만 서로의 '티키타카'가 잘 맞아떨어졌습니다. 자기소개서 요청을 한 찬희 학생은 얼굴이 울그락불그락 하기를 여러 번 하였지만 많은 것을 얻어갔다고 확신합니다. 좋은 기회를 주신 김수인 PD님.(정말 제가 어떤 사람인지, 혹시라도 방송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일지도 모르는데 아무런 의심 없이 믿고 불러주셨다는 것에 놀라고도 감사했습니다!) 주말도 마다하지 않고 대본과 궁금한 점에 대해 연락을 받아주신 김효선 작가님 그리고 이름 모를 많은 스텝분들.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제 클로징 멘트는 역시나였습니다.
아마 다른 어느 방송에 또 나갈 기회가 생긴다 해도, 같은 말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편지를 보내지 않으면 답장을 받을 일이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힘들겠지만, 취업 준비생 여러분!
힘내시기를, 그리고 건승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