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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AR 시대에 경험의 공유가 갖는 사회적 이슈

by STEVE HAN

어제 VR/AR에 대한 발표 자료를 완료하면서 드는 생각.

페이스북에서도 360도 비디오를 공유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뉴스피드에 친구의 여행 영상을 보면서 '경험'을 공유할 것인데 (물론 완전 부러워하면서), 이런 경험은 그냥 단순 공유가 아니라 판매의 대상이 되거나 스폰서를 받는 영상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을 듯 하다.

또한 고성능 VR/AR 기기를 활용하는 버전은 그 몰입감이나 현재감이 높아질 수록 프리미엄이 붙을 수도, 누가 경험한 것이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도 (셀리브리티의 경험은 비싸겠지?)..레벨 1, 2, 3에 따른 시장도 가능..

그러나 경험의 판매는 또 다른 블랙 마켓을 형성할 것이다. 비사회적이거나 범죄 행위, 잔혹한 폭력의 콘텐트가 새로운 마약처럼 판매될 것이고, 느낌을 극대화하는 약물과 함께 더 강력해질 것이다.

그런데, 이를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법적 조치가 가능할까? 유통을 막으려고 하겠지만, 포르노 처럼 유통될 것이고, 이를 소지하거나 경험(?)한 자들에 대해서도 처벌이 이루어지겠지.

그런데 만일 그 영상이 직접 경험한 것이 아니라 가상으로 제작된 것이라면? 실재감이 너무 뛰어난 그래픽으로 만든 가상의 경험이라면 이는 그냥 팽행 우주를 다녀온 것 처럼 별 문제 없을 것일까?

데이빗 크로넨버그가 영화 'eXistenZ' 를 통해서 이런 상상을 한게 1999년이었는데, 이제 세상이 점점 판단하기 혼란스러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