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겨울 밴쿠버에서 읽은 책들
2023년 겨울 밴쿠버에 와서 읽은 책 리뷰라기 보다는 소개의 글이다.
여기 와서 읽은 첫 책. 저자는 영국 외교관 출신으로 소련 붕괴 시 모스크바 주재 영국 대사였던 로드릭 브레이스웨이트이다.
천 년전 불현듯 나타난 키예프 루스부터 몽골의 침략, 모스크바 공국의 부상, 그리고 전제 국가를 거쳐 제국이 되는 과정. 20세기 전쟁과 혼란의 시기 볼셰비키 혁명 이후 공산주의 국가 그리고 쏘련의 해체를 거쳐 지금 푸틴의 시대까지 아주 빠르고 간결한 문체로 러시아를 소개한다.
러시아에는 저주 받은 질문이 있다.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향하는가?’ ‘우리는 유럽인가?’ 아직까지도 답을 얻지 못한 질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좀 이해하려고 전에 읽은 책이 주 우크라이나 일본 대사 출신인 구로카와 유지가 쓴 ‘유럽 최후의 대륙, 우크라이나의 역사‘였다면 이 책은 영국인이 쓴 러시아 역사이다.
러시아는 언제나 키예프 루스의 적통이 러시아이고 우크라이나는 늘 작은 러시아이지 독립국이었던 적이 없다는 주장이다. 키이우를 제외한 우크라이나 대도시 대부분은 러시아가 건설한 것이다.
양측의 주장을 다 읽고 나니 전쟁의 이유가 다면적으로 보인다.
여튼 이 책은 과거의 역사를 소개하면서도 간간히 현재와 비교하고 또한 문학 작품 음악 미술 등에서 그 시대가 어떻게 표현되어 왔는지 알려준다. 푸쉬킨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고골 무소륵스키 글린카 등의 등장과 그들의 작품에 왜 민족주의적 색채가 나타날 수 밖에 없는지 이해하게 된다.
잘 모르단 예카테리나 2세 같은 여황제들이 러시아 전제 정치 시절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러시아 문화와 정치에 독일계와 스웨덴 계의 귀족들이 어떤 도움과 해를 입혔는지 조금 알게 만드는 책이다.
연말 심심할 때 읽기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