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보고 생각하라니 도대체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냐고 되묻겠지만 이건 행동우선주의를 뜻하는 말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너무나 당연하게 PDCA(plan-do-check-act) 즉, 계획하고 실행하고 평가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정답이라고 믿고 살아왔다. 하지만 이는 이미 지나간 산업혁명 시대의 일하는 방식이었다. 게다가 지금의 PDCA는 문제 해결의 선순환 사이클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어느 누구도 어떤 행동이 옳은지 그른지 확실하게 말할 수 없는 시대이다. 해봐야 알 수 있는 시대가 요즘 시대이다. 물론 아무 생각없이 일을 시작하라는 말은 아니다. 우선순위가 그렇다는 말이다. 이것 저것을 생각하고 노심초사 하느라 정작 실행에 옮기지 못한다면 차라리 먼저 행동을 시작하고 검증해 가면서 방향을 찾으면 된다.
해보고 생각하려면 먼저 일을 정확하게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 먼저 이 일을 왜 해야하는지 확실한 자신감이 생기면 신중하게 따지기보다 일단 일을 착수하고 차츰차츰 혹시 놓치고 있거나 방향 수정이 필요한지를 검토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왜냐하면 해보지도 않은 일을 가지고 이러쿵저러쿵 따져본들 일의 본질과 방향성에 대한 확실성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을 재정의 한다는 것은 발상의 전환을 포함하는 것이다. PDCA 방식은 경험이 많으면 실패할 확률이 적다는 전제를 깔고 시작하는 개념이다. 하지만 행동우선주의는 실패를 무릅쓰고라고 먼저 시작하는 행동이 우선이다. 아무리 처음 계획이 잘 되어 있어도 수시로 중간중간에 수정이 자주 일어난다면 계획 자체가 쓸모없게 된다.
십수년 전 필자가 안산 반월공단에서 슬라이드폰과 폴더폰 제조회사에서 전문경영을 할 때의 일이다. 한번은 일본 토요타 자동차 협력회사에 직원들과 함께 견학을 갔는데 현장의 큰 현수막에 해보고 생각하자라는 토요타 방식의 슬로건이 걸려 있는 것을 보고 어떻게 저런 발상을 했는지 궁금했었다. 그때 토요타는 벌써 자동차의 다품종 소량생산을 추진하고 있었다. 개인별 맞춤형 자동차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토요타를 비롯한 모든 생산 공정의 가장 큰 이슈는 불량을 어떻게 줄이느냐는 것이었다. 물론 계획을 충분히 하고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수정 보완할 수도 있지만 현장에서 작업자들을 믿고 먼저 생산하면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를 적시just-in time에 해결하는 방식이 신선하게 보였다.
아무리 해보고 생각하자고 해도 누구나 기본적인 계획은 하고 일을 시작한다. 최근에 유튜브 1인방송을 코칭하면서 과연 어떤 내용으로 어떤 장비를 준비해서 방송을 시작할까 수개월을 고민하며 시작도 하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그때 필자는 무엇이든 좋으니 일단 100회 정도 방송을 하고 나서 리뷰해 보자고 권유한다. 말도 되지 않는 소리라고 하겠지만 지금까지 수십 명에게 1인방송을 시작하도록 코칭해 본 경험으로 본다면 필자의 방식이 틀리지 않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물론 100회 정도 방송하다보면 콘텐츠 보완이나 방향 수정이 수시로 일어난다. 하지만 이런 난관을 극복하고 100회 방송을 넘기기만 하면 자신감도 생기고 구독자도 늘고 조회수도 올라간다. 더이상 권하지 않아도 방송을 잘한다. 해보고 생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