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셰cliché는 진부하거나 틀에 박힌 생각 따위를 이르는 말이다. 때로는 너무 많이 들어 평범하고 진부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런 곳에 진짜 인생의 비밀이 숨어 있다. 흔히 육식보다 채식을 많이 하라고 하는데 정말 채소를 많이 먹는 사람이 더 건강하고 장수한다. 이렇게 뻔한 사실을 알고도 우리는 그냥 무시하고 습관을 따라 세상을 살아간다. 누구나 쉽게 생각하고 찾아낼 수 있는 평범함 속에서 탁월함이 숨어 있다. 마치 소풍 가서 보물 찾기를 하듯 우리는 그것을 찾아내야 한다. 별 볼일 없어 보이는 클리셰를 찾아냄으로써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만나야 한다. 자칫 무심코 흘려 보낼 수 있는 일상의 반복 속에서 이런 클리셰를 포착해 내는 것이야말로 대단한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다.
지금은 백세시대이다. 아직 평균수명이 남자는 78세이고 여자는 87세 정도라고 하지만 필자의 지인들로부터 종종 날아오는 부고장에는 우리 부모 세대에는 남녀를 불문하고 90세를 넘어 사신 분들이 꽤 많다. 그러니 겨우 60세 즈음에 직장을 퇴직하고 나서 아직은 할 일이 더 남아 있다고 하는 아주 평범한 사실을 간과하고 일찌감치 매사 역동적이지 못하고 소극적인 사람들을 자주 본다. 겉으로 보기에 그들은 여전히 평균 수명 60세 정도의 과거 시절이 남아 있는 듯하다. 모두가 잘 아는 작가 헤밍웨이는 <무기여 잘 있거라>를 출간한 이후 무려 23년이 무명시절을 지난 후 <노인과 바다>를 발표하여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헤밍웨이 외에도 이런 사람들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노인과 바다>에 나오는 늙은 어부 산티아고는 84일 동안 물고기를 못 잡았지만 85일째 거대한 청새치를 잡았다. 돌아오는 길에 비록 상어떼에게 청새치를 모두 빼앗겼지만 다시 소년과 함께 물고기 잡으러 나갈 것을 생각하며 깊은 잠이 빠진다. 수명이 길어져서 한번 인생을 더 살게 된 거라는 무슨 대단한 생각의 변화가 아니더라도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창직을 통한 평생직업을 찾아내는 노력을 하면 된다. 다른 방법이 없을 때는 그냥 열심히 하던 일을 꾸준히 하는 것만으로도 성취감을 이룰 수 있다. 그것이 성공 비결이며 궁극적으로 행복에 이르는 길이다. 성공보다는 행복을 꿈꿀 때 클리셰의 힘은 더욱 빛을 발한다. 성공과 실패는 일상의 다반사이며 결국 진정한 행복을 누리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
자신의 고유한 본성과 장기를 찾아내어 그것을 꽃피우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터닝포인트를 만나고 나서는 지금까지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을 더 가지려고 하기보다 가슴 속에 깊이 묻어두었던 내재적 가치를 끄집어내어 역량을 발휘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 아주 작은 클리셰의 힘이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우리 일상에 불어 넣게 된다. 대망을 꿈꾸되 시작은 작은 일부터 하면 된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고 누구나 한번쯤 해 봄직한 일부터 조금씩 깨우치면 잠자던 지혜의 샘이 솟아나기 시작한다. 젊을 때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이 나이 들면서 깨달음의 경지로 접어들어 조금씩 스며 나오며 우리 삶을 지휘한다. 이것이 바로 지혜이다. 창직과 평생직업을 자신이 머물고 있는 지금 여기서 시작해 보자. 클리셰의 힘을 믿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