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오늘 필자는 누군가를 만날 때 창의력이 가장 높아진다는 사실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그런 면에서 사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계속해서 이어진 코로나19는 우리의 창의력을 높이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누군가를 만난다는 의미는 단순한 만남을 넘어서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상호작용을 말합니다. 필자의 경험을 비추어 봐도 다양한 주제로 불특정 다수의 청중 앞에서 강연을 자주 하면서 점점 내용이 풍성해지고 강연의 주제도 더욱 다변화되었습니다. 특히 필자의 강연 방식은 일방적이 아니기 때문에 강연을 마치면 청중보다 강연자인 필자가 더 많이 배우는 경험을 하게 된 거죠.
4년째 J 중학교 1학년 자유학년제 교사로 학생들과 수업을 하면서 소크라테스식 질의응답 방식을 고수해 왔는데 이 과정에서 과연 이 시대의 틴에이저(teen-ager)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팬데믹의 영향으로 어쩔 수 없이 비대면으로 수업과 강의를 해 왔지만 인간은 기본적으로 대면해서 이야기하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대면하면 전달하려는 텍스트나 이미지뿐 아니라 서로의 표정을 읽을 수 있고 동일한 공간 내의 분위기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대면 화상회의 줌(zoom)에 대한 활용법 책을 두 권이나 필자도 썼지만 여전히 대면과 비대면의 갭(gap)은 큽니다. 지난해 봄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인해 여러 명이 모이지 못했지만 그래도 필자는 꾸준히 많은 분들을 만났습니다.
대면해서 이야기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이유는 우리의 뇌가 그것을 더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미팅을 하면서 새로운 인사이트와 아이디어를 얻은 경험을 누구나 가지고 있습니다. 서울혁신센터장이며 춘천마임축제 총감독을 맡고 있는 황인선 씨는 그의 신간 <저부터 MCN이 될래요>를 통해 생각이 있어야 글을 쓰는 게 아니라 글을 쓰면 생각이 나온다고 했습니다. 또한 아이디어가 있어서 회의를 하는 게 아니라 회의를 하면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강조했습니다. 사람을 만나면 다양한 주제로 서로 대화를 하게 됩니다. 필자는 요즘 젊고 세련되고 현실감이 있는 분들을 만나 수시로 업데이트 하기를 즐깁니다. 그들과 대화하면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도 모릅니다.
사람을 만나도 별로 할 말이 없다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알고 있는 지식과 정보를 그냥 나누는 정도면 대화의 주제가 금방 고갈되고 맙니다. 그런 분들은 대화를 질문형을 바꿔보면 달라집니다. 질문을 하면서 겸손하게 배우는 겁니다. 지금은 참 배울 게 많은 시대입니다. 잠시만 우리가 한눈을 팔아도 세상이 워낙 빠른 속도로 지나가버리기 때문에 계속해서 배워야 합니다. 물론 독서와 글쓰기로 내공을 다져야 하지만 다른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부족함을 메우고 다른 사람에게도 업데이트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면 서로에게 유익합니다. 일방적으로 가르치거나 배우려고만 하면 말문이 막힙니다. 만나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보석입니다. 누군가를 만나면 창의력이 높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