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티브 고 Jan 28. 2021

12. 아이는 편안할 때 말한다.

아이의 말하기 실력은 부모의 교육 태도와 본인의 성격에 따라 다르다. 말이 많기도 하고, 적기도 하고, 말하기를 좋아하기도, 싫어하기도 한다. 말을 잘하는 친구들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말 수가 적은 친구의 경우는 좀 더 주의 깊게 바라본다. 특별히 영어가 외국인인 나는 말을 하지 않는 친구에게 좀 더 관심이 간다. 한발 더 다가가게 되고, 말도 괜히 한마디 더 시켜보기도 한다.

말을 하지 않던 아이가 말하게 되는 과정을 보면 말하기는 심리 상태와 연관이 있음을 알게 된다. 우선 아무리 붙임성이 좋은 아이라도 유치원에 처음 오면 낯을 가린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까지 주위를 경계하고 심리적으로 위축된다. 그러다가 담당 선생님을 시작으로 친구를 하나둘씩 사귀기 시작하며 이내 경계를 풀고 마음의 안정감을 찾기 시작하면 말을 시작한다.

간혹 유치원에 충분히 적응했는데도 끝까지 말을 하지 않는 친구가 있다. 말을 정말 안 하는 친구라도 자신이 먼저 말을 하는 신비로운 장소가 있다. 바로 화장실이다. 기저귀를 갈아줘야 하는 나이 때의 어린 친구들은 자신의 찝찝함을 해소시켜주는 선생님에게 그렇게 말을 건다. 평상시 화장실 밖에서는 말도 잘 안 하는 친구도 신기하게 기저귀를 갈아줄 때만 되면 말문이 트인다. 기저귀를 뗀 아이들은 대변을 처리해 주기 위해 화장실에 함께 할 때가 있는데, 밀폐된 공간이 아직은 어색한 친구들에게 문 밖 넘어서 보이는 선생님의 존재는 심리적으로 굉장히 큰 안정감을 준다. 그리고 배변활동 자체도 긴장이 어느 정도 풀린 상태에서 원활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화장실이라는 공간은 아이들의 심리적으로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장소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말하기는 심리적 안정감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듯 하다.

심리적으로 불안함을 느끼면 말문이 막히는 경험은 아이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어제까지만 해도 술술 나오던 영어가 어느 날 갑자기 단어 몇 개조차도 말하기 힘든 날이 있다. 그런 날은 주로 해결되지 않은 문제로 머릿속이 복잡하거나 예상하지 못한 갑작스러운 질문을 받게 될 때 나타난다. 단 하루 만에 영어실력이 갑자기 떨어진 것은 아닌데, 당황하게 되면 갑자기 말문이 막히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 역시 심리적으로 안정적이지 못한 경우 나타나는 현상 같다.


스티븐 크라센(Stephen Krashen)의 감성적 여과장치(Affective Filter)

심리상태와 언어 학습과의 관계에 대해 미국의 언어학자 스티븐 크라센(Stephen Krashen)은 “감성적 여과장치(Affective Filter)”라는 단어로 설명한다. 다른 나라 언어를 배우는 학습자가 안정감이 없는 불안한 상태에서는 이해 가능한 정보가 주어진다 해도 중간에 필터 장치가 작동되어 정상적인 학습을 할 수 없다는 이론이다. 결국 이 “감성적 여과장치” 의 스위치가 작동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영어 습득의 핵심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그렇다면, 어떻게 영어를 습득하는데 편안한 마음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까? 첫째는 영어자료다. 시중에는 정말 훌륭한 교재들이 많다. 하지만 나에게는 훌륭한 교재가 아닐 수 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아무리 좋은 교재도 본인이 감당하기에 버거운 수준의 교재라면 피할 필요가 있다. 자신의 영어실력보다 너무 높은 수준의 영어자료는 접하는 내내 부담감과 심리적 압박감이 더해진다. 수업자료는 보는 내내 큰 부담을 느낀다면 과감하게 바꿀 필요가 있다. 남들이 다 사용하는 교재라고 굳이 따라 살 필요는 없다. 본인의 실력에 맞지 않은 교재는 나에게는 좋은 교재가 아니다. 부담되지 않은 교재를 선택하자.

둘째로 수업의 형태다. 수업 스타일이 나에게 너무 부담스럽다면 바꿀 필요가 있다. 사실 수업 스타일은 ‘양날의 검’이다. 우리는 수동적으로 자리에 앉아서 일방적으로 듣는 수업에 익숙해 있다. 수업시간에 발표를 시킨다거나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등의 능동적인 수업방식이 상당한 부담스럽다. 그래도 영어 말하기는 말을 해야 실력이 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불편함은 감수해야 한다. 그래도 본인이 수업을 따라가기에 너무 부담된다면 오히려 학습효과는 떨어지기 때문에 혼자 하는 공부법을 추천한다. 단, 반드시 본인이 입을 열어서 영어로 엄청 많이 떠들어야 한다는 전제하에 말이다.

    

ⓒ 헤럴드경제

이 글을 보는 모든 영어 학습자들에게 한 가지 특별한 수업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수업은 등록과 동시에 여러분을 최고 수준의 엘리트 그룹에 속하게 만들어 준다. 수업에 참여한 모든 학생들은 여러분을 존경의 눈빛으로 쳐다보게 될 것이다. 너무 잘해서 겸손을 떨어야 하는 상황으로까지 일어나게 된다. 그렇다고 주변에 영어를 못하는 사람들이 있는 수업일까? 아니다. 전부 원어민 수준의 영어 실력을 갖춘 실력자들이다. 그런데 내가 어떻게 원어민보다 높은 수준의 위치에 있을 수 있다는 말일까? 이 수업은 바로 ‘한국어 어학당’이다.

한국에서 유학을 하기 위해 매년 수 만 명의 외국인 학생들이 들어온다. 그들의 눈에 우리의 한국어 실력은 부러움과 동경의 대상인 코리안 원어민 수준인 것이다. 정말 많은 외국인 친구들이 여러분의 주위를 떠나지 않을 것이다. 아주 기분 좋은 마음으로 영어로 정말 많은 대화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수 있다. ‘에이~ 한국인은 외국인이 듣는 한국어 어학당 못 들어가지 않나요?’ 생각만 하고 있을 것 같아서 내가 직접 물어봤다. 서울에 위치한 메이저 대학(Y대, K대) 한국어 어학당에 문의를 해봤다. 대답은 “YES”다. 한국 여권 소지자인 경우 한국어 어학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직장인이여, 야간반도 있다. 판은 깔아 놨다. 한번 달려보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