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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티브 고 Feb 07. 2021

#4. "내가 하는 것부터 익힌다."

습득식 영어학습법 "바블링 원칙 4"

영어와 영어공부가 일상이 되어버린 우리가 흔히 범하는 실수가 있다. 마치 내가 ‘영어를 어느 정도는 한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영어 독해나 듣기는 좀 할 수 있지만, 영어 말하기로 보자면 ‘착각’이 맞다. 이것은 마치 전문 가수가 끊임없는 연습 후에 긴장과 집중을 반복하며 녹음한 완벽한 음악 파일을 듣고 따라 부를 때, ‘어~ 나 노래 좀 하는데?’라고 생각하는 ‘착각’과 비슷하다. 시트콤 ‘프렌즈’를 보며 전문 배우들이 캐릭터에 몰입해 서로의 연기 호흡을 맞추며 주고받는 대사를 따라 할 때, ‘어~ 나 영어 좀 하는데?’라는 생각은 ‘착각’이 맞다. (쉐도잉은 정말 좋은 공부법이 맞다. 하지만 ‘착각’에 빠지기도 쉬운 공부법이다.)

바블링 공부법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내가 제시한 영어 단어나 이야기를 한 번쯤은 유심히 봤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 이런 생각을 했을 듯싶다. ‘에이~ 다 아는 이야기네’ ‘뭐~ 진짜 쉬운 단어네’ 이런 생각에 크게 이의를 제기하고 싶지는 않다. 정말 쉬운 단어가 맞기 때문이다. 자! 그렇다면, 다음의 우리말을 영어로 말해보자.


나는 엄마가 나를 보고 시원한 물과 따뜻한 커피를 들고 문을 열고와서 나를 안아줬으면 좋겠다.



부디 영어로 말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제시한 ‘다 알고 있는 진짜 쉬운 단어’들의 조합으로만 이루어진 표현이기 때문이다. 위의 문장을 영어로 말하는데 불편함을 느낀다면, (죄송하지만) ‘나 영어 좀 해~’라는 생각은 ‘착각’이 맞다.




어떻게 하면 이 착각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제삼자 입장에서 나 중심으로, 말하는 관점을 이동시켜야 한다. 아이들을 한번 살펴보자. 아이는 굉장히 자아 중심적이다. 자신의 독립성을 보여주고 싶어 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도 부족해서, 자신의 목적을 이루는데 실패하면 툭하면 짜증 내거나 울기 십상이다. 성숙한 우리의 눈으로 볼 때는 미숙하기 짝이 없는 그저 어린 얘다. 하지만 이러한 상태는 영어 스피킹에 있어서는 최적의 조건이다. 거듭 이야기 하지만, 영어 말하기에서는 자신이 영어로 말을 하지 않으면 그것은 정말 아무런 의미가 없다. 아이는 감정을 숨기지 않고 표현했고, 자신이 의사를 분명히 했고, 그 원하는 것을 이루어 냈다. 미숙하긴 했지만 100점이다. 반면 우리 어른들은 타인에 대한 배려가 너무 많다. ‘내가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방해가 되면 안 되지’ ‘내 생각이 틀릴 수도 있지’ ‘좀 더 기다리고 지켜보자’ 그리곤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성숙하긴 하지만 0점이다. 나는 원래 내 이야기를 하는 거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사람은 누구나 본능적으로 자기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스스로에게 솔직히 물어보자. ‘내가 영어로 말을 잘 못해서, 다른 사람이 나를 평가하는 게 싫고, 나에 대해 수군거리는 게 싫은 건 아닐까?’   

ⓒtwinkl.com

아이에겐 모든 게 다 ‘내 거’다. 순서도 ‘나’ 먼저, 행동의 주체도 ‘나’ 중심, 대화의 중심도 ‘나’ 여야 한다. 그리고 점차적으로 ‘타인’에 대한 개념이 생기고, 공감과 이해라는 감정을 배우게 된다. 여기서 감정과 표현이 전환되는 자연스러운 순서를 생각해보자. 아이는 자신의 감정에 충분히 솔직하다. 때로는 과하다 싫을 정도다. 그러다가 다른 사람도 나와 같은 감정을 가진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고 표현할 수도 있다. 이 순서에 주목하자. 내가 내 감정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다른 사람의 감정도 표현할 수 있게 된다. 성인인 우리는 표현보다 이해를 먼저 하게 된다. 영어 말하기의 핵심은 표현이다. 아무리 상대방의 감정을 잘 알아듣고 이해했다 하더라도 그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결국 ‘나’로 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내가 표현할 수 있는 만큼 다른 사람의 감정도 표현할 수 있다. 다른 사람 이야기가 아니라 내 이야기에 먼저 집중해야 한다. 우리 모두 영어를 잘하기 위해 이기적인 사람이 되라는 말은 아니다. 적어도 아이의 ‘나’ 중심적 사고를 영어 말하기에 적용해 보자는 이야기다.      


결국 또 원점이다. 꼭 필요한 것, 눈에 보이는 것, 움직이는 것, 그리고 나를 중심으로 영어 말하기를 연습해보는 것이다. 영어 단어의 글자를 보지 말고, 그림을 통해 또는 직접 해당 사물을 보거나 감정을 이입하면서 그 사물이나 행동, 느낌을 인지하고 그 실체를 표현하는 영어 발음이 어떻게 되는지 듣고 따라 하는 방법밖에 없다.




오늘은 감정표현을 위해 21가지 감정표현을 준비했다. 감정표현에 대한 이야기는 '11화. 아이는 솔직하다(https://brunch.co.kr/@stevek-o/12)' 에도 언급한 글이 있으니 참조하면 좋을 것 같다. 타인의 대한 이야기가 나왔으니, 소유에 대한 표현을 함께 익혀보자. 내 것이라는 표현은 ‘my’, 네 것은 ‘your', 제삼자가 남성이면 'his', 여성이면 ’her'이다. 소유할 수 있는 사물을 표현하는 단어 앞에 소유를 표현하는 4가지 표현 'my, your, his, her'을 붙여서 문장을 연습해보자. 지금까지 배운 단어들로 조합할 수 있는 문장의 일부를 엑셀 파일로 정리해봤다. 영어를 보고 따라 읽는 방법은 지양했으면 한다. 문자는 상황을 그리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머릿속에 충분히 상황을 연출해 놓고, 그 상황을 영어로 뱉는 연습이 실전에서 사용할 수 있는 형태의 영어 말하기 훈련이다.  

 


지금까지 익힌 단어로 만들 수 있는 조합이 대략 주어(5개) x 감정동사(21개) x 주어(5개) x 움직임 동사(50개) x 소유격(4개) x 목적어(50개) 말이 너무 안되는 단어들의 조합을 제외해도 2,000,000개의 문장조합을 연습할 수 있다. 여기에 접속사 and라도 붙이게 되면 정말 큰 일 날 것 같다.

다음 챕터에서는 장소와 공간, 방향에 대한 개념을 배운다. 그렇게 되면 지금 문장 개수에 또 곱하기에 곱하기가 된다. 기본 단어 연습을 충분히 하고 넘어왔으면 한다. 조급하지 말자. 천천히 습득하자. 다만 다 아는 단어라고 착각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곤경에 빠지는 건
뭔가를 몰라서가 아니라
뭔가를 확실하게 안다는
착각 때문이다
-마크 트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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