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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티브 고 Jan 17. 2021

6. 아이는 잘 듣는다.

설명이 너무 길었다. 새로운 학습법에 대한 거부감을 최대한 줄여보고자 노력하다보니 설명이 길어졌다. 나를 아는 지인이라면 늘 용건만 간단히 말하는 내 모습과 전혀 다른 모습에 의아했을 수도 있다. 이론적으로 장황한 설명은 끝났다. 이제는 따라올 사람만 남았으리라 판단하고 바로 시작한다.

내가 유치원에서 언어를 배우는 아이들을 지켜보면서 발견한 사실은 ‘아이들은 엄청나게 잘 듣는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 친구들은 듣는 것 이외에는 언어를 배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아직 글자를 모른다. 그래서 어떻게든 말을 배우려면 잘 들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도 이와 동일한 상황이 되도록 앞으로 문자 영어는 사용하지 않을 계획이다. 오직 음성 영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말이다.

지금부터 여러분의 목표 대상은 세 돌(36개월) 된 원어민 유치원생이다. 그리고 이 친구들이 경험했던 순서대로 영어를 배울 것이다. 이제 여러분은 이 친구들이 지난 18개월 동안 배운 단어를 듣게 될 것이다. 이 초반 레이스는 우리의 압승이 예상된다. 이 친구들은 무려 1년 6개월이라는 시간을 보내며 익힌 단어를 우리는 단 몇 분 만에 완성하게 된다. 이미 우리에게는 너무 쉬운 단어이기 때문이다. 한번 들어보자.     



어땠나? 너무 쉬웠나? 유치했을까? 맞다. 이미 알고 있는 단어가 대부분일 것이다. 사실 우리는 영어를 꽤 많이 알고 있다. 그리고 상당히 많은 시간을 영어학습에 투자했다. 그런데 말이다. 이 친구들이 알고 있는 이 단어들의 기억 상태와 우리가 알고 있는 단어의 기억 상태는 같지 않다. 원어민 친구들의 뇌에는 단어의 개념과 소리가 일치된 상태로 저장되어 있다. 그런데 우리의 뇌에는 위의 단어들이 개념과 소리가 일치되어 있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모국어는 한국어이기 때문에 각각 단어들은 한국어의 소리와 일치되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면 이제 영어 소리를 개념과 일치시키는 작업을 해야 한다. 어떻게 가능할까? 이 단어를 실제로 말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 뇌에 저장된 단어의 개념을 영어 소리와 동기화시킬 것이다.

방법은 단 하나다. 말하기다. 발음에 대한 이야기는 굳이 하지 않겠다. 콩글리쉬도 전혀 상관없다. 발음이 신경 쓰이는 분은 최대한 똑같이 해보려고 따라 말하면 된다. 다시 말하지만 발음은 전혀 전혀 상관이 없다. 우리 머릿속에 저장된 인지상태(개념-한국어)를 영어 말하기를 통해 영어로 연결하는 것이 목적이다. 영어 단어를 영어로 말함으로 말이다.

 

함께 영어로 말해볼 50개의 영어단어를 아래 링크(↓)에서 다운 받을 수 있다.

 https://drive.google.com/drive/folders/1iPyW-DN6J-4_U1WFrEpDnP2sHkOmfjow?usp=sharing

그냥 듣고 끝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말을 해야 한다. 입을 아주 조금만 벌려도 좋다. 소리가 작아도 괜찮다. 하지만 반드시 말을 해야 한다. 말은 입에 익숙한 방식대로 말하게 되기에 가급적 평상시 대화하는 음량 정도로 말하기를 추천한다. 분명 처음에는 따라하다가 얼마 못가서 입을 다물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것이다. 왜냐하면 입을 다물고 듣는 방식이 너무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면 정말 아무 소용이 없다. 마음을 다시 잡고 들리는 단어를 입으로 말하는 것에 집중하자.


다 큰 어른이 신생아들이 배우는 언어를 하루 종일 몇 일씩듣고 있다보면 스트레스가 생겨서 오히려 영어 학습에 방해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우선은 30회부터 시작하자. 이 파일의 재생시간이 5분 정도임을 감안한다면, 150분(2시간 30분) 정도 되는 시간이다. 이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이는 반복을 좋아하겠지만, 우리에게는 지루함과의 싸움이 될 것 같아 몇 가지 팁을 준다. 먼저는 감정을 바꿔가면서 말해보자. ‘엄마’라는 단어를 예로 들면, ‘엄마’를 부르는 때 대상은 같지만 나의 감정을 바꿀 수 있다. 뭐 부탁할 때 ‘엄마~’, 이제 잔소리 듣기 싫을 때 ‘엄마!’, 돌아가신 엄마를 그리워할 때 ‘엄마..’ 다양한 감정을 넣어서 단어를 말할 수 있다. 그래도 지겨우면 단어에 해당하는 그림을 생각하며 말해보자. 그래도 지겨우면 익숙한 멜로디에 가사처럼 흥얼거려도 보자. 그래도 지겹다 하면 보상이 필요하다. 30회를 반복했다면 그 다음은 50회로 스스로의 목표를 정해 셀프로 선물을 줘보자. 목표 달성시 내가 좋아하는 음식 선물하기처럼 말이다. 도저히 지겨워서 포기하고 싶다 싶으면 댓글을 달자. 내가 온갖 동기부여와 칭찬으로 포기하지 않게 도와주겠다.


아이들은 안 듣는 것 같지만 다 듣고 따라 말한다. 우리는 다 듣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귀에서 뇌까지 전달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소리를 뇌까지 전달시켜 인지과정을 바꾸는 방법은 말하기 밖에 없다. 파이팅이다. 우리는 영어로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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