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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티브 고 Jan 20. 2021

8. 아이는 쳐다본다.

지난 시간 우리는 영어 말하기를 할 때 우리의 눈은 사물을 봐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습득식 영어학습법에서 우리의 눈은 사물을 보는 것 이외에도 또 한 가지 중요한 역할이 주어진다. 사물을 보는 것은 뇌에 입력하기 위한 시각 정보였다면, 이번에는 말을 하기 위한 출력 정보를 얻기위해 사람의 입을 보게 된다.

아이들과 대화하다 보면 이런 경험을 종종 하게 된다. 아이는 이야기를 듣다가 자신이 모르는 단어를 들을 때가 있다. 모르는 단어가 귀로 들리면 순간적으로 눈이 반응을 한다. 눈썹이 살짝 치켜 올라가면서 눈동자가 커지고, 눈은 무언가에 집중하기 위한 준비를 한다. 그리고 말한 사람을 한번 쳐다보고, 곧바로 입모양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단어를 습득하기 위한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 자신이 모르는 단어가 도대체 어떻게 해서 발음하는지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언어를 습득하기 위한 입 모양을 주목하는 방법은 장애인이 언어를 배우는 과정에서도 나타난다. 귀를 통한 청각정보를 받아들일 수 없는 청각 장애인은 눈으로 말하는 사람의 입술의 움직임을 보면서 그 사람의 말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시각정보를 받는다. 청각뿐만 아니라 시각까지 잃은 경우에는 영화 <블랙>에 나오는 시청각장애인의 이야기처럼 손을 상대방의 입에 대고 입모양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촉각을 통해 익힐 수 있다.


ⓒ 영화 '블랙'

이처럼 자신이 모르는 혹은 아직 따라 하기 힘든 말을 습득하기 위해서는 그 말을 어떻게 만들어내는지 상대방의 입 모양에 집중해야 한다. 우리는 보통 외국인과 대화할 때 상대방의 얼굴 전체를 보거나 눈 주위에 초점이 맞춰진다. 제발 나를 쳐다보지 않기를 기원하면서 말이다. 앞으로는 외국인과 대화할 때 그 사람의 입 주변에 초점을 맞춰보자. 광대가 어디까지 움직이는지, 입술은 어느 방향으로 벌어지는지, 입 속의 혀는 어떻게 움직일지 상상하면서 입의 움직임에 주목해보자.



내 주변에서 영어를 사용하는 원어민처럼 발음해줄 사람이 없는 분들을 위해 유용한 사이트를 하나 소개한다. 아래 링크에 들어가서 본인이 보고 싶은 영어 단어를 검색해보자. 원어민의 입 주변 움직임에 주목하면서 말하는 출력방법을 연습해보자. 운동선수가 기술을 따라 하기 위해 동작을 살펴보듯이 입술 근육을 따라 하기 위해 입술 동작에 주목하자.

https://www.spanishdict.com/pronunciation/mummy


주변에 영어로 대화할 원어민이 없거나 온라인상에서 발음을 확인할 환경이 아니라면 이미지 트레이닝법으로도 이와 유사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미지 트레이닝법은 눈을 감고(반드시 감을 필요는 없다) 본인이 듣고 있는 영어를 발음하고 있는 원어민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이다. 그 상상 속의 원어민은 반드시 나를 쳐다보고 있어야 한다. 3인칭 시점이 아니라 1인칭 시점으로 말이다. 그리고 그 사람의 입술의 움직임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면서 영어를 듣는 방법이다. 그냥 흘려보내는 영어보다 훨씬 좋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아! 잊지 않았으리라 믿는다! 이 모든 방법은 바로 영어로 말을 하기 위해서 배우는 것이라는 걸. 상대방의 입모양에 쳐다보면서 어떻게 소리를 내야 하는지 출력방법을 습득했다면 이제 말하는 일만 남았다. 반드시 영어로 따라 해야 한다. 언어는 말로 먼저 배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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