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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상철 Jan 25. 2016

영화 <빅쇼트>와 서브프라임 모기지

영화 <빅쇼트>를 봤다. 개인적으로 워낙 좋아했던 주제라 재밌게 봤지만, 무슨 내용인지 모르고 주연 배우들의 화려함만 보고 갔다간 어려운 내용에 당황할 수 있다. 사실 내 주변에 먹물 좀 먹은 친구들도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무슨 말인지 잘 모른다. 대부분 대충 짐작만 하는 수준이라 말로 설명하라고 하면 못한다. 그래서 이번 글을 통해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풀어 보고자 한다.


이제는 먼 과거가 됐지만, 2008년에 세계 경제에서 가장 큰 사건이 있었다. 바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다. 모기지란 단어가 왠지 우리말 같지만, 영어 단어로 ‘mortgage’이다. 여기서는 ‘주택 담보 대출’을 의미한다. 그러면 그 앞에 붙은 서브프라임은 무슨 뜻이냐, 쉽게 말해 ‘신용이 안 좋은 사람’을 의미한다. 합치면 무슨 뜻이 될까? ‘신용이 좋지 못한 사람에게 주택을 담보로 대출한다’는 의미가 된다.


신용 사회에서 신용이 안 좋은 사람에게 대출해준다니 이것의 정체가 뭘까. 간단히 예를 들어보자. 이 무렵 미국에서는 그린스펀이 경기가 좋아져도 금리를 계속 낮췄는데, 금리가 낮다 보니 대출 상품이 많아졌다. 1억짜리 집을 산다고 하면 1억 대출도 해준 것이다. 하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이게 별로 부담되지 않았다. 부동산 상승기라 1억을 대출해줘도 어차피 집값은 계속 올랐기 때문이다. 부동산은 가장 안전한 자산 중 하나이므로 은행 입장에서는 별로 걱정되지 않았다.


영화에 잠깐 스쳐 지나가는데 ‘NINJA’라는 용어가 있다. ‘No Income, No Job, No Asset’의 줄임말인데 소득도 집도 자산도 없는 사람들에게 대출을 해줬다는 말이다. 부동산이 오르고 금리가 낮을 때는 돈을 이렇게 무분별하게 뿌려대도 사회가 유지된다. 하지만 경기가 과열되면 계속 저금리를 유지할 수 없다.


모든 물건에는 석유가 들어간다. 경기가 좋아 소비가 많아지면 기름값도 계속 상승하는데 이 당시 1배럴에 140달러까지 올랐다. 이렇게 기름값이 오르면 물가가 폭등할 수 있어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 금리가 오르면 이자 부담이 심각해 신용이 낮은 사람들은 그 상황을 버틸 수 없다. 이제 남은 건 빚잔치뿐이다. 빚을 갚기 위해 부동산을 내놓는 사람이 많아졌고, 연쇄적으로 급매물이 쏟아지면서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게 됐다. 이 상황을 묶어 표현한 말이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다.


1억짜리 집인 줄 알고 1억을 대출해 줬는데 집값이 계속 내려가면 어떻게 될까? 집이 팔리지 않으니 은행들은 원금 회수를 할 수 없고, 팔려도 집값이 낮아 큰 손해를 본다. 돈을 제대로 회수할 수 없다 보니 은행들은 망하기 시작했다.


이 당시 우리나라로 치면 국민은행 같은 대형 은행도 망하게 생겼는데, 미국 정부가 구제금융을 통해 일부 국유화했다. 초대형 금융사가 망하면 자본주의 시장 자체가 붕괴할 수 있어 내놓은 대책이었다. 물론 망하게 내버려 둔 곳도 있는데 대표적으로 리먼 브라더스가 있다. 우리는 이걸 ‘리먼 브라더스 사태’라고도 한다.


더 다양한 얘기를 해보고 싶지만, 글이 길어지면 끝까지 안 읽을 것 같아 이 정도에서 마무리하겠다. 혹시 더 깊고 자세한 이야기를 알고 싶다면 찰스 퍼거슨 감독의 영화 <인사이드 잡>을 추천한다. 다큐멘터리 스타일이지만 이 주제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야동보다 흥미로울 것이다.


출처: 머니맨(http://moneyman.kr/archives/1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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